유료방송시장획정 전국단위도 병행…M&A 승인조건 완화

KISDI, 2018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 보고

방송/통신입력 :2019/03/13 13:04    수정: 2019/03/13 17:28

정부가 경쟁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유료방송 시장을 획정할 때 과거의 지역 기준과 함께 전국 단위 기준도 고려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시장획정 기준으로 지역이 강조됐던 이유는 대표적인 유료방송이 지역중심으로 태동한 CATV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해전부터 전국 서비스인 IPTV가 급성장하고 아날로그 케이블TV가 쇠퇴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이에 따라 시장획정 기준에 변화를 주기로 한 것이다.

시장획정이 바뀜에 따라 유료방송 사업자간 인수합병(M&A) 심사조건도 완화될 전망이다.

과거 SK텔레콤이 CJ헬로와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추진할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합병으로 해당 지역에서 유료방송 시장의 공정경쟁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불허 결정을 했는데 이런 논리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조사한 ‘2018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보고 받았다.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는 방통위가 효율적인 시장 경쟁 체제 구축과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 수립의 근거로 활용하기 위해 2012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조사다.

이날 방통위에 보고된 평가 결과는 2017년도 방송시장을 유료방송시장, 방송채널 거래시장, 방송프로그램 거래시장, 방송광고시장으로 획정해 경쟁상황을 분석한 자료다.

■ 상품시장 경쟁…아날로그 케이블TV 제외

유료방송시장의 상품시장은 가입자 특성, 유사성 인식, 수요대체성 등의 조사에서 전년과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같이 디지털 유료방송시장(QAM, 위성, IPTV)과 8VSB 유료방송시장으로 획정했고, 가입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고 방송 종료가 예정된 아날로그 케이블TV는 별도의 시장획정 없이 관련 현황만 관찰했다.

아날로그 케이블TV 상품을 경쟁상황에서 제외하면서 과거 공정위의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 합병 불허 이유 중 하나가 해소됐다.

KISDI의 황유선 박사는 “자체 상품 기준으로 분석할 때는 참고하고 있지만 2017년 말 기준 아날로그 시청자 수가 111만 가량이고 현재는 훨씬 더 많이 줄었기 때문에 경쟁 시장 획정 관점에서 볼 때 수요대체성에도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시장획정을 별도로 두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지역별 획정 유지하되 전국기준 병행

유료방송 시장의 지리적 시장은 현행 제도, 수요공급 대체성 유무, 전국적 요금 수준과 균일성 등을 고려해 지난해 시장획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국 사업자인 IPTV 가입자의 증가, 전국적 요금 수준의 균일성 확대 등을 고려해 전국시장 기준 사업자별 가입자 비중, 시장집중도를 조사했다. 향후 제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석을 강화한 것이다.

KISDI 황유선 박사

황유선 박사는 “전국시장 기준 조사는 매년 이뤄졌지만 명시적으로 전국단위 분석을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며 “이는 유료방송이 전국 시장에서 동질화되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강조한 것”이라고 밝혔다.

황 박사는 “시장획정을 구역별로 하는 것은 유료방송이 프로모션이 강한 상품이기 때문에 실질 가격이 얼마나 차이나는 것인지, 유의미한 것인지 제한되기 때문에 ARPU나 점유율을 살펴 본다”면서 “78개 권역이 전혀 동질적이지 않고 지역 편차도 봐야 한다는 뜻에서 기존 시장획정을 유지한 것이고, 전체적으로 전국시장 기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전국사업자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과거 합병 때도 이슈가 됐던 사안”이라며 “지리적 획정을 바라보고 있지만 작년 보고서와 비교해 전국 사업자가 크게 성장하고 있고 경쟁양상이 동질화되면서 지리적 경쟁이 시장 분석에서 큰 의미의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유료방송가입자는 3천161만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IPTV 가입자 수는 1천433만으로 최초로 케이블TV 가입자를 추월했다.

디지털상품 가입자는 2천532만으로 전년 대비 6.4% 증가했고, 8VSB 가입자는 518만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8VSB 전환 정책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서는 KT 계열이 전체 78개 방송구역 중 46개 구역에서 가입자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63개 구역에서 HH(허핀달-허쉬만 지수)가 하락하면서 방송구역별 HHI 평균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한 3천130을 기록했다.

8VSB 유료방송시장의 가입자 규모는 2017년말 518만으로 빠르게 아날로그 서비스를 대체해 13개 복점 구역의 HHI 평균은 전년 7천802 보다 하락한 5천795로 확인됐다.

■ 채널 거래 매출 성장세 회복, 지상파 광고 점유율 하락세 지속

방송채널거래시장은 상품속성의 유사성, 채널 전송 중단 시 가입자의 플랫폼 전환가능성, 채널 이용목적과 시청행태 등의 조사에서 지난해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유료방송채널거래시장과 지상파방송 3사의 채널 재송신권 거래시장으로 획정했다.

유료방송채널거래시장의 공급자인 일반PP(홈쇼핑PP, 데이터PP, 라디오PP, VOD PP 제외)의 2017년도 방송채널 제공 매출액은 전년 대비 4.8% 증가한 6천994억 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지상파방송3사의 채널 재송신권 거래시장의 2017년도 매출 규모는 디지털 유료방송 가입자 증가와 1인당 재송신 대가(CPS)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한 2천539억원으로 확인됐다.

방송사의 외주제작비는 연간 8천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3% 감소했다. PP의 외주제작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상위 3대 수요자는 여전히 지상파 3사로 나타난 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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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광고시장은 상품특성, 시청시간 광고주 인식조사, 방송광고매출액 추이 등을 살핀 결과 지상파3사 광고와 유료방송 PP광고 간 유사성과 수요대체성이 높은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도 전체 광고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0.96% 감소한 10조3천333억 원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방송광고시장 규모는 2조8천765억 원, 지상파 3사 광고매출은 1조1천515억 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