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스마트폰 교체 프로그램' 소비자 피해 우려

관련 내용 제대로 고지 않아 불필요한 요금 낼 수도

방송/통신입력 :2019/02/19 14:59    수정: 2019/02/19 15:00

KT(대표 황창규)가 '스마트폰 교체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관련 내용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됐음에도 가입자에게 알리지 않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고, 별도로 고지하지 않아 서비스가 자동으로 연장되면서 원치 않는 추가 요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노트 시리즈 및 애플의 아이폰 등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자에게 ‘체인지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체인지업'이란 신규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이 12·24개월 후 신규 단말기로 교체할 때, 사용하던 단말기를 반납하고 남은 잔여 할부금을 할인해 주는 중고폰 가격 보상 프로그램이다. 체인지업 서비스의 이용료는 월 3300원이지만, 멤버십 가입자는 서비스 이용료를 100%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문제는 서비스 가입 이후 별도의 고지가 없는 탓에 가입자가 실질적인 효용을 체감할 수 없다는 점이다.

서비스 가입자인 이모씨(33세)는 “체인지업 서비스에 가입한 이후 13개월이 지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했지만, 단 한 차례도 서비스와 관련한 설명이나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며 “고지서를 꼼꼼히 확인해 보지 않았다면 해당 서비스에 가입 여부조차도 몰랐을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실제로 체인지업과 유사하게 중고폰 가격 보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서비스 가입 12개월이 지난 후 익월 1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관련 내용을 안내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메시지에는 약정 기간이 지나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다는 내용과 별도 해지가 없을 경우 서비스가 연장 가입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유사한 부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유독 KT만 별도의 고지를 않는 셈이다.

KT의 중고폰 가격 보상 프로그램에 가입 중인 이모씨(33세)의 청구서.

■ 약정 후 12개월 지나면 자동 연장…해지 방법도 복잡

서비스 가입 시 약정한 기간인 12개월이 도래한 이후 별도 고지 없이 최대 24개월까지 연장 가입된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서비스 연장 기간 월 이용료를 대신해 이뤄지는 멤버십 포인트 차감도 여전히 유지된다.

체인지업 서비스를 12개월 동안 유지할 경우 연간 약 3만6천900포인트가 소모된다.

KT가 매년 제공하는 멤버십 포인트 총량과 비교하면 △VIP 12만 포인트 중 33% △골드 10만 포인트 중 39.6% △실버 7만 포인트 중 56.6% △화이트 5만 포인트 중 79.2%가 체인지업 서비스를 유지하는 용도로만 사용된다.

잔여 멤버십 포인트가 남아있지 않은 경우 현금으로 청구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치 않는 체인지업 서비스 연장 가입이 추가적인 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체인지업 서비스를 해지하는 방법이 번거롭다는 점도 가입자 입장에서 골칫거리 중 하나다.

체인지업은 부가서비스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여타 부가서비스와는 달리 온라인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한 서비스 해지가 불가능하다.

KT는 “해당 서비스를 해지하기 위해선 가까운 KT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고객센터와 통화를 통해 가능하다”며 “체인지업의 경우 단순한 부가서비스가 아닌 일종의 계약이기 때문에 다른 서비스와 해지 절차가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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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KT가 사용 중인 요금제와 유·무료 부가서비스 등 대다수 서비스의 가입 및 해지를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지원한다는 점을 생각할 때, 체인지업 서비스만 온라인 해지·변경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KT는 “체인지업 서비스 관련 가입자 불만은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문제”라며 “소비자 편익을 위해 서비스 약정 기간 이후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는 등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