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국제사회의 화웨이 논쟁을 틈타 네트워크 사업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 1위 업체이자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는 최근 장비 보안 문제를 둘러싸고 각 국 정부로부터 보이콧 견제를 받고 있다.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부에서 높은 성과는 낸 인력 일부를 네트워크 사업부로 이동배치했다.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장비사업 점유율을 현 3%에서 20%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등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서 미약했던 존재감을 5G 시대 확 키우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5G, AI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 22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이동통신장비 시장은 초기 계약이 유지된다.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주기 초기에 공급한 장비회사가 3~4년간 계약을 지속하기 때문에 후발주자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비좁은 틈새에서 활동해오던 삼성전자는 5G 시대에 전례 없는 기회를 맞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화웨이 보이콧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번진 것이다.
미국의 화웨이 공세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 장비 퇴출을 호주, 뉴질랜드, 유럽 국가 등에도 압박했다. 영국 정부가 반기를 들었지만, 다수 국가가 미국의 행보에 동참할 기미를 보인다.
화웨이 보이콧 사태가 삼성전자에게 확실한 기회를 주는 건 아니다. 현재 5G 네트워크는 기존 4G LTE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통신회사는 4G LTE와 달리 5G에서 눈에 띄는 수입증가 요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할 요인이 부족하기 때문에 투자 효율화를 선택하는 상황이다. 삼성에겐 여전히 좁은 틈이다.
그럼에도 모처럼 반전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게 삼성 내부의 판단이다. 미약했던 존재감 때문에 과거 삼성전자에 거래의향조차 보내지 않던 글로벌 대형 통신사가 삼성전자의 영업 확대에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
화웨이를 최대납품업체로 삼아온 프랑스의 이통사업자 오렌지는 올해 시작하는 첫 5G 시범망 구축을 삼성전자와 하기로 했다. 인도, 미국, 영국, 일본 등의 통신회사도 삼성전자와 협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5G 네트워크 장비 기술 확보가 늦게 이뤄졌다. 화웨이에 비해 기술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개발 인력 확보도 쉽지 않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초 이낙연 국무총리와 면담에서 5G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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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직규모를 단기간에 키우는 것도 문제다. 전세계적 뮤오의 통신장비 영업, 기술지원 체계가 부족한 실정이다. 통신기업은 안정적 기술지원을 통신장비의 최우선 구매요인으로 삼는다. 에릭슨과 노키아의 인력규모는 10만명에 달한다. 화웨이는 그 두배를 뛰어넘는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인력은 5천명 수준이다.
다행히도 화웨이 보이콧 사태로 각국 통신사업자들이 5G 투자 시점을 늦출 가능성를 내비치고 있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3년 뒤로 5G 출시 시점을 미룰 고민을 하고 있다. 현실화되면 삼성전자는 선두권과 격차를 좁힐 시간을 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