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영 실적은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출은 늘지만 영업이익는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4분기까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살짝 다를 수도 있어 주목된다.
네이버는 계속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는 기조지만, 카카오는 한 템포 쉬어가는 분위기다.
14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두 회사의 매출은 꾸준히 증가해 네이버는 연간 매출 5조5천869억원을, 카카오는 2조4천167억원을 달성했다.
네이버의 경우 지급수수료, 인건비 등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하향세를 그렸다. 그 결과 작년말 영업이익은 9천425억원으로 전년대비 20.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8.3%p 하락한 16.9%를 기록했다.
카카오의 작년 영업이익은 1분기 104억원·2분기 276억원·3분기 307억원으로 증가했다가 4분기에는 43억원으로 꺾였다. 작년 말 누적 영업이익은 730억원, 영업이익률은 3.02%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대비 각각 86%, 5.36%p 하락한 수치다.
■네이버, 투자 지속....카카오는 거두기 시작
두 회사는 올해도 전년까지와 같은 광폭 투자를 이어갈 지에 대해 서로 다른 대답을 내놨다. 네이버는 기술 플랫폼으로서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로보틱스와 같은 기술에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해 상당 부분 투자를 마무리 했다는 이유로 올해 수익성에 주안점을 두는 모양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31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부터는 잠재력이 큰 사업에 선택과 집중하고, 투자도 효율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의) 두 자릿수 견고한 성장을 예상하지만, 인재채용과 성장을 위해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감소할 수 있다”고 말해 올해도 과감한 투자를 집행할 의지를 내비쳤다.
카카오 배재현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이달 14일 작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상당 부분 투자가 마무리 됐다고 판단한다”며 “올해 투자는 지속되겠지만 매출 수익에 따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투자 비용과 마케팅 비용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도 “지난해 전사적으로 채용이 마무리 됐고, 올해 인력 채용 규모는 전년대비 다소 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카카오는 4분기 연결 영업이익 43억원을 기록하는 동안 모빌리티, 페이, 글로벌, AI, 블록체인 등 신규 사업 관련 영업 손실은 650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비용 증가로 해당 기간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네이버·카카오, 올해 '콘텐츠·페이·커머스'에 집중
올해 네이버는 커머스 분야에 대한 서비스 확대, 동영상 콘텐츠 소비 흐름을 집중 개선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 모든 서비스에서 동영상을 생산할 수 있는 구조로 바꾸고, 동영상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선할 것"이라며 "흐름이 끊기지 않게 연결되도록 네이버 서비스를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 분야에서 국내 인터넷 은행에 진출하진 않지만,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서 관련 사업 확대를 지속한다.
네이버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일본과 동남아는 국내 대비 금융 환경 불편해 라인 인프라를 활용해서 다양한 금융 산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각국의 금융기관 등과 손잡고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2분기 신규 AI 광고 플랫폼과 비즈니스 솔루션 사업 확장으로 이익 반등을 노린다. 이 신규 광고 플랫폼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브랜드를 추천해주고, 대화창 안에서 결제까지 가능토록 한 모습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여민수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카카오톡 신규 광고모델 출시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광고 매출은 영업이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 이런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해 20% 이상 광고매출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IX 신사업 분야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로 이익률을 개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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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는 송금과 간편결제에 이어 투자 상품 서비스로 작년 4분기 거래액 7조7천억원, 연간 거래액 20조원을 달성했다. 올해엔 일본에서도 환전 없이 오프라인 간편 결제가 가능한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관련해서는 올해 프리미엄택시 등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