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QLED 8K' 개발 현장 삼성 디지털시티에 가다

한종희 사장 "8K TV는 삼성이 가야할 길...생태계 강화"

홈&모바일입력 :2019/02/10 11:00    수정: 2019/02/11 08:03

삼성전자 본사 수원사업장내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시티는 삼성전자 신기술의 대부분이 탄생한 곳이다. 총면적 157만㎡(약 47만평)에 56개국 3만5천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첨단 R&D(연구개발)센터로 그야말로 혁신기술의 메카다.

삼성전자는 이 곳에서 보르도 TV(2006년), LED TV(2009년), 3D TV(2010년), 커브드 UHD TV(2014년), SUHD TV(2015년), QLED TV(2017년), QLED 8K TV(2018년) 등을 개발하며 TV업계 기술 혁신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디지털시티 (사진=삼성 뉴스룸)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미디어 초청 행사를 개최하고 TV 시장 주요 트렌드와 더욱 진화한 삼성 ‘QLED 8K’의 기술을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019년형 'QLED 8K'를 소개하는 장소로 삼성 디지털시티를 선정한 이유도 이곳이 신기술의 메카이자 혁신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사장은 8K TV 시장 전망에 대해 “4K TV 시장 점유율 60%를 달성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 8K TV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5G 이동통신 시대로 가면 수많은 고화질의 콘텐츠가 나온다. 올해는 8K TV 원년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한종희 사장. (사진=삼성전자)

■ ‘QLED 8K’ TV 올해 1분기 전 세계 동시 출시

이날 브리핑에서 삼성전자는 'QLED 8K' TV 소개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 ‘QLED 8K' TV는 3천300만개의 화소의 8K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퀀텀닷 기술을 접목한 TV다.

추종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은 “8K TV는 삼성이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12일 유럽을 시작으로 서남아·중남미·중동 등 지역별로 개최되는 거래선 초청 행사인 ‘삼성포럼’을 통해 올해 새로운 'QLED 8K' TV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과 유럽, 미국, 러시아에 ‘QLED 8K’를 먼저 도입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종희 사장은 “작년 11월 국내 런칭 이후 초대형 TV 반 이상은 8K로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안에 전 세계 60여개국으로 판매 국가를 확대한다. 올해 선보이는 ‘QLED 8K’는 기존 65·75·82·85형에 98형과 55형을 추가한 총 6개 모델이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시장조사기관 IHS는 대형 TV에서 8K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며 2021년에는 60형 이상 TV 시장의 10% 이상을 8K가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종석 부사장은 “시장의 트렌드는 무조건 초대형으로 간다”며 “초대형은 반드시 화질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했다. 추 부사장은 “초대형과 8K는 같이 맞물려 돌아가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 히든카드는 ‘퀀텀 프로세서 8K’

삼성 ‘QLED 8K’ TV는 삼성전자 반도체 기술에 기반한 ‘퀀텀 프로세서 8K’를 탑재했다.

‘퀀텀 프로세서 8K’는 고해상도와 저해상도 영상 간 특성 차이를 머신러닝 기반으로 분석해 최적의 영상 변환 필터를 생성해 주는 핵심 기술이다. 저화질 영상도 화질에 상관없이 8K 수준의 화질로 끌어올려 보여주는 것이다. 이른바 ‘업스케일링’ 기술이다.

8K로 업스케일링된 영상이 4K보다 얼마나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다닌다. 이에 삼성전자는 실제로 이날 업스케일링 기술 유무를 비교 시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기자 눈에도 업스케일링 전후가 달랐다. 하지만 일반 시청자가 ‘어느 정도’ 더 났다고 느낄지는 판단하기 어려웠다.

한종희 사장은 “퀀텀 프로세서 개발에 3년이 걸렸다”며 “화질에 대해선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사장은 “어떤 콘텐츠가 들어오던 간에 8K TV 화질이 가장 좋다”며 “거의 현존하는 기술로는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종석 부사장은 “8K 콘텐츠가 많이 나오기 전까지는 업스케일링을 활용해서 소비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8K 시청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퀀텀 프로세서 8K 기술을 제공 중이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TV 블랙(Black) 표현과 시야각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2019년형 ‘QLED 8K’는 직하 방식으로 밝기 분포, 블랙 비율 등 각 영상의 특징을 분석해 백라이트를 제어함으로써 가장 어두운 블랙 표현을 최적화하고 최고의 명암비를 제공한다. 자신감의 일환으로 이날 삼성전자는 암실 속에서 TV의 블랙 표현을 비교 시연하기도 했다.

■ ‘QLED 8K’·‘마이크로LED’… TV 사업 투 트랙 전략

한종희 사장은 이날 ‘QLED 8K’와 함께 ‘마이크로 LED’로 투 트랙 전략을 고수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75인치 스크린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75인치 마이크로 LED는 기존 대비 약 15배 작아진 초소형 LED 소자가 촘촘하게 배열돼 더욱더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

마이크로 LED는 '모듈러' 방식이 적용돼 사용 목적과 공간 특성에 맞게 다양한 사이즈와 형태로 설치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한 사장은 “LCD나 OLED는 이미 사이즈나 해상도가 정해져 있어 세트 메이커에서 바꾸려 해도 바꿀 수가 없다”며 “마이크로 LED는 화면 크기와 화면비, 해상도, 베젤 등 기존 디스플레이의 네 가지 제약을 모두 없앴다”고 말했다.

한 사장은 “소비자에 따라 16:9나 세로 등 다양한 요구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다 대응이 되는 추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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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마이크로 LED는 B2B 영역에서만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가정용은 내년에 판매된다. 한종희 사장은 “내년도 하반기부터는 마이크로 LED B2C 제품이 시중에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에도 대형화 추세가 맞물린다. 한종희 사장은 “디스플레이 속성상 크게 보다가 작게 보면 답답하다”며 “시장은 점점 더 대형화로 가고 있다. TV 시장 자체는 정체돼 있지만, 대형 TV 시장을 보면 두 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