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쳤나'...삼성전자 주가 다시 우상향으로

하반기 기대감에 1월 외국인 매수세 이어져

디지털경제입력 :2019/01/21 14:27    수정: 2019/01/21 15:07

삼성전자 주가가 이달초 잠정실적 발표 후 상승세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 둔화에 따른 실적 감소 전망에도 외국인의 매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2천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350원(0.83%) 오른 것으로 나흘째 상승 마감이었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2018년 4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천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10.6%, 28.7% 감소했다. 어닝쇼크급 실적 감소는 반도체, 스마트폰 등의 부진 때문으로 분석됐다.

1분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투자업계는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0억원대, 8조~9조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때문에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4만6천원 수준까지 하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19' 한글 옥외광고 (사진=삼성전자)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기 시작했다. 2일부터 18일 사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7천931억원어치 매수했다. 잠정실적 발표에도 매수세는 끊기지 않았다.

JP모건은 오히려 비중확대 의견을 내며 매수세에 바람을 넣었다.

업계는 작년 실적 부진이 이미 주가에 선행 반영됐고, 하반기 개선 기대에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메모리반도체 재고 소진과 하반기 반도체 수요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2019년 연간 영업이익 38조원으로 예상치 44조원을 하회할 전망"이라며 "메모리반도체 단기 시황이 악화돼 개선 시점도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분기별로 1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2분기 메모리반도체 실적은 개선되기 힘들지만 갤럭시S10 출시효과로 IM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원대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1월21일 오후 1시 현재까지 삼성전자 1개월 주가 추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연일 공식 석상에서 반도체와 5G 등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도 투자자 기대심리를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10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수원 사업장 방문 당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을 다시 가다듬고 도전하면 5G나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에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선 "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브리핑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간담회 중 "어려울 때일수록 준비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 기업의 임무"라며 "삼성전자는 어려움을 극복할 힘을 갖춘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연이은 이 부회장의 발언을 업계는 '초격차 전략'과 '치킨게임'으로 해석했다. 투자와 생산량 증대로 2위와 격차를 벌리고, 낸드플래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시장 장악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8월 발표한 2018~2020년 투자고용계획에서 밝힌 대로 전체 180조원 투자액 중 90조원을 평택 2공장 건설 등 반도체 사업에 투입한다. 경기 둔화에도 투자를 줄이지 않고 기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삼성전자 DRAM 보유 재고는 가격 급락을 겪었던 2015년 고점 수준까지 증가했으며, 이에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1분기 중후반을 활용해 보유 재고 감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를 기점으로 PC용 CPU 가격 안정화와 서버용 신규 CPU 출시, 신규 스마트폰 출시에 따른 수급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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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선행하는 '북미 재고순환지표'가 싸이클 저점에 근접하고 있어, 향후 고객사의 구매 심리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의 영업 환경은 원유 가격 급락과 높은 원달러 환율 등으로 인해 이미 우호적으로 전환됐고, 가격 하락과 수요 급락 등이 겹쳐 매우 힘겨운 상황이지만, 1분기중 반도체 업종의 수요 저점과 주가 센티멘트 저점을 지나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018년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