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쇄신' 현대차그룹, 정의선 체제 가속화

핵심 요직에 알버트 비어만·지영조 사장 등 앉혀

디지털경제입력 :2018/12/12 12:10    수정: 2018/12/12 15:48

올해 최악의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차그룹이 12일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사장단 인사는 최근 중국, 미국 등 일렬의 해외사업본부 조직의 전열 재정비와 쇄신의 연속성 상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인적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올해 판매와 수익성에서 최악의 상황에 처한 현대·기아차를 둘러싼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세대 교체를 통해 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그룹 경영체계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한 조치란 해석이다.

이날 사장단 인사를 보면 정의선 총괄부회장을 제외하고 6명의 부회장이 자리를 이동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룹의 기획조정을 맡았던 김용환 부회장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제철을 맡던 우유철 부회장이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과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은 고문으로 위촉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방향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정몽구 회장의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노무국내생산을 담당하던 윤여철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를 담당하던 정진행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그룹의 핵심인 현대차를 떠나 현대건설로 이동했다. 여승동 생산품질담당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조원장 현대다이모스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 김승탁 현대로템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됐다. 현대엔지비 오창익 전무는 자문에 위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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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중용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정 수석부회장이 외부에서 직접 영입한 글로벌 안목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이다.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사장이 권 부회장의 뒤를 이어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부문의 미래를 책임지게 됐다. 또 현대오트론 조성환 부사장이 연구개발본부부본부장을 맡아 비어만 사장을 보좌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이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비어만 사장이 처음이다. 특히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AI 등 미래 핵심과제 수행과 전략투자를 담당하는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중용됐다. 지 사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2월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내 신사업 인력 조직으로 구성된 전략기술연구소 부사장으로 임명됐고, 향후 이 전략기술연구소는 전략기술본부로 확대됐다. 언론인 출신인 공영운 부사장은 전략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공 사장은 정 수석부회장이 기아자동차 사장으로 재임했을 당시부터 그를 보좌해 왔으며 기존 홍보실장 역할도 겸직한다. 현대기아차 생산개발본부장 서보신 부사장이 여승동 사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롭게 생산품질담당을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