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부터 중기까지 화두는 '협동로봇'

국내 로봇업계는 올해 협동로봇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이 활기를 띠었다.

앞서 협동로봇에 뛰어든 한화정밀기계와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난 10월 열린 로보월드에서 자체 개발한 협동로봇을 첫 공개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업계 기대감이 나왔다. 대기업 외에도 뉴로메카, 민트로봇과 SBB테크, 가이텍코리아, 레인보우 로보틱스 등 협동로봇을 개발하는 중소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물류로봇, 재활용 웨어러블 로봇 등 서비스 영역에서 쓰이는 다양한 로봇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LG전자와 유진로봇, 우아한형제들 등이 사람 대신 짐이나 음식을 옮길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네이버도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개발·생산 협력을 맺었다.

■ 현대중공업-한화-두산 진입으로 시장↑

현대중공업지주가 자체 개발한 협동로봇 프로토타입. 둘 다 같은 모델이며 색상만 다르다.(사진=지디넷코리아)

올해 국내 로봇업계의 주인공은 협동로봇이다. 한화와 두산,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모두 협동로봇 시장에 뛰어들며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 로보월드’에서 자체 개발한 첫 협동로봇 프로토타입(YL012)을 공개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어느 정도 무거운 물건도 들 수 있어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쓰이도록 가반중량 12킬로그램(kg)을 지원한다. 상용화 시기는 내년 하반기를 보고 있다. 다른 가반중량 협동로봇은 내부적으로 연구 중이며 시장 반응에 따라 더 무거운 15kg이나 가벼운 7kg 등으로 정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 국내사 최초로 협동로봇 HCR-5을 출시해 판매 중인 한화정밀기계는 올해 HCR-3, HCR-12 등 시리즈 제품도 상용화하기 위해 고도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6월 유럽 대리점 6개사와 협동로봇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기존 대리점 1곳과 비교하면 유통 채널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지난 3월엔 싱가포르 정밀기계 자동화업체 PBA그룹과 합자법인 ‘PBA-한화로보틱스’을 설립하고 동남아 협동로봇 시장 거점을 마련했다. 한화정밀기계는 미국 판매 거점 확보도 노력 중이다.

자체 개발한 협동로봇 4개 모델을 올해부터 시장 공급 중인 두산로보틱스는 국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기 위해 2018 로보월드에서 신한은행과 공동 개발한 협동로봇 구매자 전용 대출상품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고객사들에 협동로봇의 효용성을 알리기 위해 현재 자사 공장에서 협동로봇 활용 애플리케이션도 시연 중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전시회에도 꼼꼼하게 참가하며 특히 국내 전시회에선 최대 부스를 차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뉴로메카를 필두로 민트로봇과 SBB테크, 가이텍코리아, 레인보우 로보틱스 등 국내 중소기업들도 의욕적으로 협동로봇 시장에 나서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해당 기업들은 올해 로보월드에서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 협동로봇을 소개했다.

협동로봇 출품 수가 늘면서 2018 로보월드 핵심 주제로도 다뤄졌다. 전시 현장에는 두산로보틱스, 한화정밀기계, 뉴로메카의 제품들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시연 공간도 크게 마련됐다.

국내 로봇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협동로봇 시장에 뛰어들면서 산업용 로봇시장 전체가 커지고 있다”며 “중소기업들도 자체 기술력과 좀 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갖춘 협동로봇을 내놓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보인다”고 말했다.

■ 물류·웨어러블 재활 등 서비스로봇도 부상

LG전자가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을 IFA 2018에서 첫 공개하며 로봇사업을 확대한다.(사진=LG전자)

물류로봇과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서비스 로봇도 올해 로봇시장에서 이목을 끌었다.

특히 대기업 LG전자를 비롯해 로봇청소기로 알려진 중견기업 유진로봇, 음식 주문·배달 O2O기업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 로봇을 내놓으며 주목을 받았다.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18’에서 지속 고도화 중인 ▲안내 ▲청소 ▲서빙 ▲포터 ▲쇼핑카트 ▲잔디깎이 ▲홈 ▲웨어러블 로봇 등 LG클로이 로봇 8종을 전시했다.

웨어러블 로봇 ‘LG 클로이 수트봇’은 올해 IFA에서 첫 공개된 제품으로 제조업, 건설업 등 여러 산업 현장에서 관절이나 근육 무리 없이 무거운 물건을 쉽게 반복해서 들 수 있게 하거나 일상에서 고령자나 보행이 불편한 사용자도 쉽게 균형을 잡고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유진로봇는 2018 로보월드에서 새로운 물류로봇 ‘고카트 120’을 공개하고 시연공간도 마련했다. 고카트 120은 엘리베이터 호출, 탑승 및 층간 이동, 자동문 통과 등도 가능해 동선이 복잡한 대형 병원이나 호텔, 공장이나 공간 폭이 좁은 시설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도 올해 로보월드 현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실내형 서빙 로봇 ‘딜리(Dilly)’와 실외 배달도 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인 로봇 모델을 선보였다.

현대로템과 SG로보틱스, 엑소아틀레트 아시아, 엠디 등 기업들은 각각 산업과 의료용 웨어러블 로봇 기술력을 시장에 선보이며 존재감을 다지고 있다. 로보월드에도 부스를 마련하고 제품들을 전시했다. 웨어러블 로봇 출품이 늘면서 올해 로보월드는 아예 별도 재활로봇관을 마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