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현대차가 영업방해" vs 현대차 "사실무근"

전기버스 불공정거래 행위 주장...현대차 "있을 수 없는 일"

카테크입력 :2018/12/06 16:23

국내 중소 버스제조업체 에디슨모터스가 “현대차그룹이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독과점적인 위치를 이용해 에디슨모터스에 대한 불공정 거래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6일 주장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09년부터 버스 제조판매업을 시작한 한국화이바를 인수한 후, 2010년 국내 최초로 전기버스 제조에 성공해 서울시에 납품한 바 있는 중소기업이다. 본사와 공장은 경상남도 함양군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정부보조금이 지원된 전기저상버스 전체 100대 중, 에디슨모터스 모델은 52대가 판매됐다. 이 때문에 에디슨모터스가 향후 전기버스를 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의 올해 상황은 지난해와 다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전체 판매량은 9대에 그쳤다. 이와 달리 2017년 전기버스를 출시하고 올해 판매를 시작한 현대차는 40대의 전기버스를 수주해 3대 대도시에 배정된 보조금대상 전기저상버스 57대 중 70%를 수주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이같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현대차의 불공정 거래행위와 연관된다고 주장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KnK디지털타워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현대차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지난 10월 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지만, 공정위에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있는지만 계속 물어보는 상황이라 답답한 심경”이라며 기자간담회 개최 배경을 전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이사 회장이 6일 간담회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회사 측 입장을 전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강 회장은 “현대차 관계자들이 운수업체를 대상으로 수 차례 압박을 가해왔다”며 “이들은 운수업체에 만일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를 사면, 향후 현대차의 버스를 구매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이와 관련 운수업체 대표의 녹취까지 공개했다. 해당 운수업체 대표는 지난 8월 29일 에디슨모터스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대는 노골적으로 그렇게(구매 관련) 방해를 많이 했으니까”라며 “이번에 제가 에디슨모터스로 차량 모델을 바꾼 순간부터 (현대차가) 태클을 많이 걸었다”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는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전기버스 배터리 관련 보증조건이 에디슨모터스 같은 중소업체 판매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16년 부산시 전기버스 납품계약 당시 전기버스 핵심 부품인 배터리 의 보증기간을 통상적인 거래조건인 3년 또는 30만km 선도래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전기버스 일렉시티 공급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배터리 보증기간을 5년 또는 50만km를 제시했고 보증기간 이후 배터리 SOH(배터리 건강상태를 지칭) 70% 이하 시 1회 무상교체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에디슨모터스로서는 이 조건이 모든 중소 버스 제조업체에 큰 경제적 손실을 끼친다고 보고 있다.

강 회장은 “이를 증명할 명백한 증거 모으기엔 앞으로 힘이 들겠지만, 앞으로 이같은 문제가 흐지부지 넘어간다면, 현대차그룹은 더 많은 불공정행위를 자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올해 서울시 전기버스 제작사 선정 과정에서도 에디슨모터스의 경영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현대차그룹이) 유포했다”며 “에디슨모터스는 회사의 사업연속성 및 경영상태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해명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라고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달 30일 서울 버스 운송업체인 서울승합과 함께 친환경 전기버스 개통식을 열고 자사 전기버스 ‘e-화이버드(FIBIRD)’를 전달했다.

e-화이버드는 228kWh 배터리 용량을 갖췄으며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거리는 324km다. 탄소섬유 차체를 활용해 현대차 일렉시티 등 동급 차량 대비 1톤 정도 가벼운 편이다.

현대차 전기버스 일렉시티 (사진=지디넷코리아)

■현대차그룹 “당사차량 구매 강요 주장은 사실무근”

현대차그룹은 에디슨모터스의 주장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전했다.

관련기사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배터리 보증조건은 각사의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A/S)정책에 관한 사항으로 메이커마다 상이하다”며 “A/S 보증조건은 제조사의 품질에 대한 확신이 있을 경우 가능하며, 이는 제조사의 상품 경쟁력 중 하나로 에디슨모터스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부당한 고객유인 활동이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또 “당사는 판매자 지위(을)이며 버스업체는 구매자 지위(갑)의 위치에 있다”며 “일반적 거래행위에서 을이 갑에게 구매를 강요하는 행위는 통상적으로 불가하며 에디슨모터스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당사가 버스업체에 부정적 루머를 확산하고 당사차량 구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