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장세를 버텨낸 마이크로소프트(MS)가 8년 만에 종가 기준으로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MS는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0.7% 상승한 110.89달러로 마감되면서 시가총액 8천512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1% 하락하면서 178.58달러로 마감됐다.
덕분에 MS는 애플 시가총액(8천474억 달러)보다 40억 달러 가량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됐다.
MS는 지난 주 장중 한 때 애플 시가 총액을 뛰어넘은 적은 있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 2014년 나델라 취임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 혁신
미국 증시는 최근 두 달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 8월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섰던 애플과 그 뒤를 쫓던 아마존도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반면 MS는 약세장에서도 탄탄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애플, 아마존에 비해 MS가 증시 폭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은 클라우드 사업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MS의 변화는 사티나 나델라가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2014년부터 본격화됐다. 나델라 취임 당시 MS 주가는 1999년 말에 비해 40% 가량 떨어졌다. 그 기간 동안 S&P 500지수가 20%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폭락에 가까운 수준이다.
그 무렵 MS는 윈도 운영체제(OS)와 윈도폰, 그리고 빙 검색 엔진등이 주 수익원이었다. 하지만 윈도 OS 사업은 전년보다 수익이 18%나 떨어지는 등 몰락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나델라는 취임과 동시에 “모바일 퍼스트 및 클라우드 퍼스트 세계를 위한 플랫폼 회사다”고 강조했다. 윈도 중심 비즈니스 모델과 결별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한 때 ‘몰락해가는 공룡’ 취급을 받았던 MS는 서서히 부활하기 시작했다.
특히 나델라가 공을 들였던 애저 클라우드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MS는 2017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13%를 기록했다. 이 시장 1위 기업인 아마존 웹서비스는 52%를 점유하고 있다.
두 회사 격차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MS 애저 클라우드 매출은 최근 분기에 76% 증가한 반면 아마존웹서비스는 46% 늘어났다.
■ 연말까지 시가총액 1위 유지할 지 관심
나델라는 클라우드와 함께 생산성 소프트웨어 쪽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오피스를 비롯한 주력 소프트웨어도 단품 판매에서 가입자 기반 서비스로 전환한 것. 애플 아이패드를 비롯한 경쟁사 플랫폼에도 개방하면서 큰 성과를 거뒀다.
MS는 최근엔 인공지능(AI) 쪽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MS는 ‘윤리적 AI’란 새로운 관점을 제기하면서 ‘AI 군비 경쟁’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MS는 오는 12월12일 지디넷 주최로 열리는 ‘ATS 2018’에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윤리적 AI’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 ATS 2018 바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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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관심은 MS가 시가총액 1위 기세를 연말까지 계속 이어갈 수 있겠냐는 점이다. 2012년 이후 최근 6년 동안 연말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위는 애플이었다.
MS가 올 연말에도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할 경우 2002년 이후 16년 만의 왕좌 탈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