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데이터 전송시스템만 바꿔도 엄청난 혁신"

코어라인소프트, 3D모델링부터 AI 폐질환 진단 SW 개발

디지털경제입력 :2018/11/22 14:19    수정: 2018/11/23 22:41

병원에는 매일 환자가 방문하는 만큼 의료 데이터가 쌓인다. 의료진은 더 정확한 진단과 새로운 의료기술 임상 연구를 위해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원하는 것을 신속하게 찾아 분석, 연구하고 싶지만 현재 병원 현장의 데이터 활용 체계는 이같은 요구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국내 의료 3D프린팅 및 소프트웨어기업 코어라인소프트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뷰 링크(AVIEW Link)’를 개발했다.

에이뷰 링크는 신 클라이언트(Thin-Client) 기반 클라우드 영상시스템으로 기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달리 데이터를 별도 저장하지 않아도 원외나 원격 판독이 가능하다. 신 클라이언트는 각종 프로그램, 데이터를 네트워크로 연결된 서버로부터 받아 사용하는 PC 대체 컴퓨터를 말한다.

즉 클라우드에 환자 컴퓨터단층촬영기기(CT)나 자기공명영상촬영기기(MRI), X선 등 의료 영상 데이터를 올려놓고 의료진은 병원 내 어느 PC나 병원 밖 본인 PC 등을 이용해 클라우드 서버에 접속, 원격으로 데이터를 검색, 판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장세명 코어라인소프트 마케팅부 이사가 기자에게 에이뷰 링크를 비롯해 자체 개발한 의료 소프트웨어 에이뷰 시리즈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코어라인소프트)

현재 병원에서 의료 영상 데이터를 검색, 판독하려면 PACS에도 원본 데이터를 저장해야 한다. PACS는 X선, CT, MRI, 양전자 단층촬영(PET), 단일광자 단층촬영(SPECT) 등으로 촬영한 결과를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 대용량 기억장치에 저장시켜 영상의학과 전문가가 모니터를 통해 판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장세명 코어라인소프트 마케팅부 이사는 “PACS가 처음 나왔을 때 병원 의료영상 전송 시스템에 혁신을 가져왔다.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며 “PACS가 나오기 전에는 레지던트들이 일일이 방사선과를 들러 촬영 필름을 가져와야 했다. 의료 영상을 주고받는 시스템만 개선돼도 병원 업무 효율 증가 같은 효과가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여전히 병원과 전문의는 의료 영상 데이터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지 못 한다. 코어라인소프트는 2014년 국내 최초로 서울아산병원과 모의 수술을 위해 환자 신장암 모형을 3D프린터로 출력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이같은 의료 현장의 문제를 알게 됐다.

장 이사는 “의료진이 PACS를 이용해 데이터를 검색, 판독하려면 PACS에 해당 데이터가 저장돼있어야 한다. 결국 5년마다 중요한 것들만 남겨놔도 데이터양이 감당이 안 될 정도”라며 “매년 PACS 저장소를 증설해야 하니 비용이 많이 들고 데이터 분류, 처리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할 때마다 데이터를 찾고 싶어도 의료법상 병원에서 의료 데이터 나가면 안 되는 점도 한계”라며 “이런 문제를 기술적으로 풀기 위해 찾아낸 답이 신 클라이언트다.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에 올려놓고 검색하고 싶을 때마다 해당 서버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해외서는 이미 신 클라이언트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서 신 클라이언트 기술을 활용해 의료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는 곳은 코어라인소프트뿐이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에이뷰 링크가 의료 현장에 널리 퍼져 표준 소프트웨어처럼 되면 전국 병의원에서 의료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검색, 공유하며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장 이사는 “정부와 의료학회, 전국 여러 병원들이 의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임상 연구나 국민건강 증진 사업 등을 진행할 때 에이뷰 링크가 활용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에이뷰 링크는 신 클라이언트 기반 클라우드 영상시스템으로 기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달리 데이터를 별도 저장하지 않아도 원외나 원격 판독이 가능하다.(사진=코어라인소프트 홈페이지 캡쳐)

■ 업무 효율 높이는 제품 지속 출시…해외도 진출

코어라인소프트는 에이뷰 링크를 개발하며 의료 현장에 또 다른 불편함이 무엇인지 찾았다. 그래서 나온 것이 에이뷰 링크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에이뷰 모델러(Modeler) ▲에이뷰 리서치(Research) ▲에이뷰 스크리닝(Screening) ▲에이뷰 메트릭렁(Metric-Lung) 등이다.

에이뷰 모델러는 온라인에서 의료진과 모델링 작업자가 신속하게 소통하며 3D프린팅 모델링을 기획, 수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에이뷰 리서치는 의료진이 연구용 임상 데이터를 쉽게 분류, 검색, 분석, 관리할 수 있도록 라벨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에이뷰 스크리닝과 에이뷰 메트릭렁은 폐암, 폐질환을 조기 진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다.

에이뷰 링크로 어디서나 의료 영상 데이터를 실시간 검색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으니 더 나아가 데이터를 활용해 환자 맞춤형 3D프린팅 출력물을 효과적으로 설계하거나(모델러), 연구 목적에 맞춰 데이터를 관리하고(리서치), 폐암과 폐질환도 빠르게 진단(스크리닝·메트릭렁)할 수 있게 해 병원 업무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인다는 설명이다.

코어라인소프트 관계자는 “일반적 3D프린팅 과정은 환자 상담, 수술계획, 3D모델 작업, 초벌 및 후처리, 수술 사용으로 이뤄지는데 작업 과정에서 상당한 의견 조율과 수정 작업이 발생한다”며 “기존 소프트웨어들은 의료 3D프린팅 서비스를 위한 플랫폼이 아니다보니 모델링 작업 진행도 원활하지 않고 신속한 소통을 위해 설치하려 해도 사용 비용도 수천만원대”라며 에이뷰 모델러의 강점을 강조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에이뷰 모델러 기술을 지속 발전시키며 2014년부터 현재까지 300여개가 넘는 3D프린팅 모형을 납품했다. 장 이사는 “에이뷰 모델러를 지난 9월 출시 후 상용 서비스로서 고객들을 만나고 있다.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에이뷰 리서치는 임상 연구에 효율성을 대폭 높여주는 소프트웨어라는 설명이다. 장 이사는 “어느 병원을 가보니 본인이 진단, 연구한 데이터를 모두 모아둔 전문의가 있었다. 전문의 사무실 책장에 외장하드가 여러 개 쌓여있는 데다 그 데이터들을 분류, 분석, 관리하는 인력만 4명이 있었다”며 “임상 연구를 할 때는 장기간 환자 상태를 추적하고 확보한 데이터를 모아 관리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며 에이뷰 리서치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에이뷰 리서치를 활용하면 같거나 연관된 임상 주제를 연구하는 여러 연구소, 병원 등이 효과적으로 연구 데이터를 검색, 참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자체적으로 인체 고유 파장을 측정하는 라디오믹스(radiomics)를 분석하고 AI 학습용 마스크(Mask)를 생성하는 기능도 갖춰 AI 기반 임상 연구에 효과적인 툴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에이뷰 스크리닝은 CT 기반 폐결절 세그멘테이션(Lung Nodule Segmentation)과 폐기종 인덱스(Emphysema Index)를 분석할 수 있고, 에이뷰 메트릭렁은 인공지능(AI) 기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자동 분석해 많은 환자를 상대하느라 바쁜 전문의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폐암 또는 폐질환을 진단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코어라인소프트는 강조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오는 25∼3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104회 북미영상의학회(RSNA) 2018에도 참가해 에이뷰 소프트웨어들을 소개한다.(사진=코어라인소프트)

코어라인소프트는 해당 기술을 2014년부터 개발, 발전시켜 2016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인증을 획득했다. 국립암센터가 지난해부터 주관하는 폐암 검진 시범사업에도 참여해 해당 기술력과 에이뷰 링크를 활용해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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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라인소프트는 이같은 에이뷰 시리즈 소프트웨어로 해외 의료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오는 25∼30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제104회 북미영상의학회(RSNA) 2018에도 참가해 North Hall Machine Learning Pavilion # 7367V에 부스를 차리고 제품들을 소개한다. RSNA는 세계 최대 영상의학회로 매년 학계 및 업계 관계자 5만여명이 모여 영상진단 및 방사선 의료기기 동향과 전망을 나눈다.

장 이사는 “당사는 그동안 개발해온 소프트웨어를 의료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용 서비스로 시장에 내놓고 있다”며 “올해 에이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FDA 510(K) 승인을 완료한 만큼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