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그래핀' 촉매로 수소 활용 가능성 ↑

백금보다 성능·시장성·안정성 우세

과학입력 :2018/11/12 09:00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의 시장성이 확보될 전망이다. 백금보다 훨씬 싸고, 성능과 안정성도 높인 그래핀 촉매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백금 가격의 4%에 해당하는 루테늄을 그래핀에 담은 새로운 촉매 물질 ‘루테늄엣그래핀'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물질은 현재 상용화된 백금 촉매 이상의 성능을 갖췄고,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내구성도 지녔다.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는 수소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수송비가 높고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화석연료 기반 분리 방식보다 물에서 수소를 분리해내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고효율적으로 물을 전기분해하려면 수소발생반응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최소 전압인 과전압이 낮고, 반응 속도가 빨라야 한다. 지금까지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가장 우수한 물질로는 백금이 꼽혔다. 그러나 비싸고 물에서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낮아 조금씩 닳는 용해 문제가 있었다. 백금을 대신할 비(非)귀금속 기반 촉매 연구도 많았지만 물에서 부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저가의 귀금속인 ‘루테늄 염’과 초산기가 붙은 그래핀을 물속에 넣고 섞었다. 이때 자연스러운 화학반응이 일어났고 이 상태에서 열처리를 진행해 루테늄엣그래핀을 제조했다.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간단한 방식으로 생산해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이렇게 만든 루테늄엣그래핀 촉매는 물 분해 반응에 필요한 과전압을 백금 촉매보다 더 낮췄다. 또 물의 산, 염기 농도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 기존 백금 촉매와 달리 대체로 일정한 성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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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테늄엣그래핀 제조 모식도. 기계화학적 공정으로 카르복실기가 도입된 그래핀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으며, 이 그래핀에 루테늄을 담은 후 열처리를 통해 루테늄엣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다.

백종범 교수는 “금속과 그래핀 복합체를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길을 개척하고, 이를 통해 상업적 경쟁력을 갖춘 물 분해 촉매를 개발한 것”이라며 “물의 산,염기 농도에 관계없이 우수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소재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트리얼스' 이달 첫 호 속 표지로 선정돼 출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