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47년간 3231억 모금...26일 후원의 밤 개최"

오후 5시부터 남산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과학입력 :2018/10/25 13:00

'3231억 원'.

1971년 개교한 KAIST(총장 신성철)가 지난 47년간 발전기금으로 조성한 모금액이다. 기업이 총액의 43.1%를 냈고, 일반인 비중은 39,1%(1만2906명)에 달했다. 1만2906명의 기부자 중 KAIST 동문이 40.4%로 가장 높았고, 학부모와 재학생이 각각 26.1%와 12.7% 순으로 뒤를 이었다.

3천억 원이 넘는 돈이 모였지만 하버드 등 미국 유명대학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액수다.

KAIST는 기부자들에게 그동안의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처음으로 ‘KAIST 발전 및 후원의 밤’을 26일 오후 5시부터 서울 남산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개최한다.

특히 이 자리에는 송지나 작가와 탤런트 이민우, 채림 씨 등 1999년 드라마 ‘카이스트’ 출연진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KAIST 발전을 축하한다. KAIST가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마련한 '비전 2031’도 공유한다.

행사에는 김병호 회장 등 고액 기부자를 비롯해 과기처 장관을 두번(제12대·15대)지낸 정근모 박사와 김우식 전

부총리 겸 제25대 과학기술부장관,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바이오 및 뇌공학과 졸업) 등 내외빈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신성철 KAIST 총장이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6일 열리는 후원의 밤 행사를 설명하고 있다. 신 총장은 KAIST의 첫 동문 총장이다.

이번 행사는 신성철 KAIST 총장과 주요 보직교수, 동문들이 그동안 KAIST 발전을 위해 공헌한 기부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자리다. 기부를 통해 변화된 KAIST 발전상을 보여주는 한편 '세상을 바꾸는 기부, 함께 키우는 KAIST’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건전하고 올바른 기부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KAIST 발전재단(이사장 이수영)은 이날 행사에서 1971년 개교 이후 KAIST가 지난 47년간 조성한 발전기금 규모와 집행 현황을 보고한다. 또 시대별로 정리한 주요 학교 발전사 등 주요 성과와 개교 60주년인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으로 성장하는 플랜을 담은 ‘KAIST비전 2031’도 설명한다.

앞서 KAIST는 지난 3월, 4차 산업혁명 태동기를 맞아 세계적 수준의 학문적, 기술적, 경제적 가치창출을 기반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겠다는 ‘KAIST 비전 2031’을 대내외에 선포한 바 있다.

KAIST 발전재단이 2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학교가 설립된 1971년부터 올 9월 말까지 약 47년 간 총 3231억 원의 발전기금이 모금됐다. 기부자 수는 1만2906명이, 기부 건수는 7만7710건에 달했다.

모금 총액 3231억 원 중 기업 기부금액 비율이 4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일반인 기부비율도 39.1%로 집계돼 KAIST는 기업과 개인에게 고른 성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AIST와는 아무 연고가 없는 일반인 고액기부가 끊이지 않았다. 1999년 김영한 여사의 유증기부로 시작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한 고액 기부자는 정문술 회장(2001년), 박병준 회장(2007년), 류근철 박사(2008년), 김병호 회장(2009년), 조천식 회장 및 오이원 여사(2010년), 이수영 회장(2012년), 최태원 회장(2014년), 조정자 여사(2015년), 손창근 회장(2017년)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KAIST와 특별한 인연이 없는 이들 고액 기부자들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전달했고, 모두가 한결같이 ‘국가발전을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과학기술 인재를 키워 달라’고 당부했다고 KAIST는 밝혔다.

고액을 쾌척한 기부자만 KAIST 기부 문화를 창출한 건 아니다. 기부자 수 기준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총 1만2906명의 기부자 가운데 동문이 40.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학부모와 재학생이 각각 26.1%와 12.7% 순으로 뒤를 이었다.

총 7만7710건에 달하는 기부 건수에서도 동문 비율이 34.8%로 가장 높았고, 학부모 20.3%, 직원 20%, 교수 13.3%, 재학생 5.7%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발전재단이 시행하고 있는 기금 캠페인 참여자는 매년 증가해 2007년 2112건, 2013년 6364건, 2016년 8908건에 이어 2017년 처음으로 1만 건이 넘은 1만2039건을 기록했다. 집계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5.7배나 증가했다.

조성한 발전기금 중 ▲건축, 시설기금으로 819억 원 ▲학술, 연구기금으로 797억 원 ▲학사운영기금으로 390억 원 ▲장학기금으로 52억 원을 사용하는 등 총 2058억 원을 집행했다고 KAIST는 밝혔다.

건축 및 시설기금은 정문술, 양분순 빌딩과 박병준, 홍정희 KI빌딩 신축 등 교육 및 연구 환경을 개선하는데 쓰여 KAIST가 세계 선도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행됐고, 학술 및 연구기금은 창의적인 연구과제 수행과 학술활동을 펼쳐나갈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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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사운영기금은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과 문술미래전략대학원 등 신규학과 개설 및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고, 장학기금은 학생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에 폭 넓게 사용되고 있다고 학교는 밝혔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발전기금은 KAIST가 새로운 분야에 발 빠르게 도전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드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KAIST 기부문화를 되돌아보고, 감사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이런 뜻깊은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