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디스크 시술용 카테터 로봇 ‘닥터 허준’ 전임상 성공

카데바 실험 세계 최초 성공…향후 안과·신경외과 등 활용 기대

디지털경제입력 :2018/10/25 08:19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은 2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미세수술 로봇 ‘닥터 허준(Dr. Hujoon)’으로 사체(카데바)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닥터 허준은 허리디스크 통증을 치료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EN·Epiduroscopic neuroplasty)’에 사용가능한 비침습적 미세수술 로봇 시스템이다. 전동수동 카테터(고무 또는 금속제 가는 관)와 가이드 로봇, 원격조종 및 내비게이션 장치로 구성됐다.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척추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 후 꼬리뼈 구멍을 통해 경막외 공간으로 특수한 카테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카테터를 통해 염증 유발물질 및 유착들을 제거해 신경이 압박받는 부위를 치료하고 특수 처방된 약제를 주입하거나 레이저로 탈출된 디스크 조직을 제거한다.

KIST 의료로봇연구단은 24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미세수술 로봇 ‘닥터 허준’으로 사체(카데바)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사진=KIST)

보통 정확한 시술을 위해 X선 촬영 장비인 ‘C-arm‘을 사용해 카테터 위치를 파악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술자와 환자가 방사선에 피폭돼 피부암, 특발성 백혈병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시술 중 경막외 공간이 좁아 카테터 크기가 제한돼 카테터 끝단에 장착된 내시경 영상 화질도 저하되기 쉽다.

반면 닥터 허준은 원격으로 카테터 말단의 위치를 파악, 제어할 수 있어 방사선 피폭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카테터도 새롭게 개발해 체내 수중 환경에서 심도와 시야각이 개선된 고화질 직경 3mm 초소형 카메라가 적용됐다. 이 카테터는 상용화를 위한 전기전자 안정성 시험과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KIST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신동아 교수팀과 협력해 지난해 돼지를 이용한 수차례 닥터 허준 전임상 동물 실험을 시행, 실제 수술에서의 활용성과 기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로봇 시스템을 지속 고도화, 안정화시켰다.

닥터 허준은 시술 과정 훈련을 위한 트레이닝 시뮬레이터도 개발돼 실제 임상의의 훈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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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철 KIST 박사는 “닥터 허준 수술 로봇시스템은 의사가 환부를 정확히 볼 수 있게 도와줘 정교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고 레이저 채널을 이용해 디스크 조직 제거도 가능하다”며 ”뇌수술과 척추수술, 안과시술 등 미세수술 영역에 광범위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진흥원에서 2013년부터 5년간 국제공동연구과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