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당당한 회사 어디 없나?...“요기요”

[안희정 사심가득 인터뷰] 알지피코리아 워킹맘 스토리

인터넷입력 :2018/10/19 15:49    수정: 2018/10/21 10:01

임신기 단축근무·태아 검진 휴가·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근무·재택근무제. 주 52시간 근무 제도 시행 전부터 이미 워킹맘이나 워킹대디에게 유용한 복지를 실행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바로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다.

알지피코리아의 육아 관련 복지 제도는 여성 임직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태아 검진 휴가는 남녀 임직원 모두 쓸 수 있고, 육아휴직과 시차출근제도 모두 마찬가지다. 오히려 회사에선 비혼자를 위한 복지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여러 복지 제도가 있지만, 알지피코리아의 워킹맘이나 워킹대디들은 시차출퇴근제 시행이 꽤 훌륭한 복지라고 말한다. 미취학 아동을 키우는 임직원들이 배우자나 주양육자와 좀 더 유연하게 시간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감에 지치고 힘든 날도 많지만 회사 복지와 구성원들의 배려로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알지피코리아 워킹맘들. 기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알지피코리아에서 이주희 AP팀 팀장, 임혜원 레스토랑퀄리티팀 팀장, 김나리 SM팀 스크럼마스터를 만나 알지피코리아 입사 후 달라진 삶에 대해 들어봤다.

(왼쪽부터)AP팀 이주희 팀장, 레스토랑퀄리티팀 임혜원 팀장, SM팀 김나리 스크럼마스터(SM)

이주희 팀장은 파이낸스 본부 내 어카운트 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회계쪽을 담당하고, 외국계 기업에 다니다가 알지피코리아로 이직한지 1년 정도 됐다. 자녀는 두 명이며, 첫째는 일곱 살, 둘째가 세 살이다.

임혜원 팀장은 서비스 운영본부 내 레스토랑퀄리티팀에서 근무중이다. 전략 업무와 더불어 데이터 분석 업무를 맡고 있다. 입사한지는 2년 반이 넘었고, 네 살 된 아이가 있다.

김나리 SM은 기술연구소에서 스크럼 마스터다. 인터뷰 워킹맘 중 알지피코리아에 다닌지 3년 5개월로 가장 오래됐다. 세 살 된 아이가 있다.

이주희 AP팀 팀장

희정 : 저도 아이를 키우고 일을 하고 있는 부모로서 다른 부모들은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다른 회사엔 어떤 제도가 있는지 궁금하다. 저같은 경우는 출산휴가 3개월 후 복직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다들 이전 직장에선 어땠고, 이직하니 어떤 점이 달라졌나.

혜원 : 8년간 이곳과 분위기가 전혀 다른 곳에서 회사생활을 했다. 그 땐 인생에서 일이 우선이었다. 공공기관, 금융권에 근무했었는데 분위기가 매우 딱딱하고, 하루 휴가를 내려고 해도 굉장히 많은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한 달 전에 휴가 계획을 올려야 했으니 말이다. 이 회사 오기 직전 제1금융권 은행에 다녔었는데 무리한 탓인지 유산이 됐다. 유산되던 날도 출근할 수 밖에 없었다. 휴가가 아닌 외출 신청을 하고... 이런 일을 겪다보니 일이 내 인생에서 100%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시 임신한 후, 출산휴가를 5개월 조금 넘게 쓰고나서 '이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나' 싶었다. 우연히 알지피코리아를 알게 된 후, 면접 때 회사 복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선택했다. 이 회사를 알게 된 게 행운이었다. 8년을 그런 회사에 다녔으니 입사 후 1년은 휴가를 못 올리겠더라. 지금은 필요할 때 잘 이용한다. 해가 빨리 지는 겨울엔 시차출퇴근제를 이용해볼 계획이다.

나리 : 스타트업이지만 일에 매력을 느껴 이직하게 됐다. '과연 안정적이게 다닐 수 있을까 의문이었는데, 회사 제도가 잘 받쳐줬다. 예상했던 것보다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휴직 후 복직할 때 즈음에 시차출퇴근제가 생겼다. 8시, 9시, 10시 출근 중 선택할 수 있다. 처음에는 8시에 출근하다가 지금은 아이 등원을 시키고 출근하느라 9시에 출근한다. 3개월 단위로 갱신할 수 있다. 남편이 알지피코리아 복지 제도를 정말 좋아한다.

주희 : 아이가 둘인데, 출산 휴가만 썼었다. 첫째 때는 공부할 때여서 무리가 없었는데, 둘째 때는 업무량이 많은 외국계 기업을 다니고 있었을 때였다. 회사에서 출산 후 빠른 복귀를 원했어서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하다보니 지금 회사까지 왔다. 여기서는 팀장을 맡고 있고, 업무 특성상 항상 바빠 회사 복지를 다 사용할 수는 없다.

임혜원 레스토랑퀄리티팀 팀장

희정 : 워킹맘은 항상 마음이 무거운 것 같다. 회사에서 엄마라는 존재를 티내지 않으려고 일부러 더 노력하기도 한다. 회사 분위기가 좀 어떤가. 마음에 드는 복지가 있다면.

나리 : 육아 관련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복직할 때 애기가 아팠었는데, 부서장님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 업무 특성일 수도 있겠지만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고 반차나 재택근무 등을 본인이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업무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 진 것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시행됐지만, 이미 그 전부터 유연하게 업무를 할 수 있는 상태여서 딱히 변화를 느끼진 못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각자의 상황이나 직무 특수성을 고려해 회사 복지를 사용 중이다.

주희 : 스타트업이라 직원 연령대가 다른 기업보다 낮다 보니 출산에 관련된 복지들이 안보였었는데, 회사가 커지면서 점점 생겼다. 구성원들도 결혼 연령대가 되면서 임산부 휴게실, 수유실도 생기고. 복지 중 유일하게 사용하고 있고, 마음에 드는 것은 네일케어다(웃음). 퇴근하면 저 자신을 케어할 시간이 없는데, 점심시간에 짬내서 할 수 있는 네일케어 시간이 좋다.

혜원 : 부모님 환갑이면 휴가도 나오고, 결혼기념일도 1일 휴가가 나온다. 일년에 5일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어서, 아기를 봐주시는 부모님 휴가를 보내드리기도 했다. 회사에 기혼자를 위한 혜택이 더 많다. 면접 볼때도 업무 위주 질문만 받았다. 오히려 어린 아기가 있다고 먼저 얘기를 했다.

희정 : 금요일 조기 퇴근 제도가 있다고 하는데, 그 날의 분위기가 궁금하다.

주희 : 화장실을 못 간다. 일찍 퇴근해야 하니까. 업무 집중도가 그만큼 올라가는 것 같다. 일을 느리게 해서 야근하는 것보다 일찍 퇴근하는 것이 좋다. 그 날은 타자 소리밖에 안들린다. 팀원들도 행복해한다.

나리 : 퇴근 시간이 지나고 잠깐만 앉아있어도 (위에서) 빨리 가라고 한다. 오히려 직원들이 회식을 더 바라기도 하고. 영화관람 등 팀워크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다.

혜원 : 하루는 본부장님이 '영화 볼까?'라고 했지만, 팀원들이 술마시자고 했다(웃음). 한 달에 한 번 금요일에 회식한다.

김나리 SM팀 스크럼마스터

희정 : 인터뷰를 하면서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것은 많고, 또 다른 좋은 회사들도 있겠지만 알지피코리아의 다양한 복지와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가 인상깊다.

혜원 : 그 전에 회사에서는 아기를 낳고 오면 승진에서는 제외되고, 내년 부터도 불이익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마치 공고처럼 당연하게 공지해준다. 그걸 못 참겠더라. 승진에 남녀 차별을 두는 게. 알지피코리아는 워킹맘이라고 해서 불이익이 없다. 본인만 원하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다. 저같은 경우는 올해 독일로 출장을 갈 것 같다. 본부장님이 출장 같이 가보자고도 제안해줬다. 아이가 있다고 배제하는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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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 : 저는 육아휴직이라는 공백이 있었지만, 회사에서 퍼포먼스를 잘 낼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줬다. 부서장님이 한 개인으로 커리어를 성장시킬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 줘 항상 고마운 마음이 있다. 8월엔 미국 출장을 갔다왔다. 처음부터 의사를 물어보지 않는 그런 차별이 없었다. 아이가 있다는게 제약 사항이 아닌 것이다. 10일 정도 갔다왔는데, CTO와 공동작업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사에서는 '아이가 있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혀 없다. 아이 키우다 보면 변수가 많이 생길 텐데 일을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주희 : 항상 주위에서 '애가 둘인데 회사 생활은 어떻게 해?'나 '애기가 엄마 찾겠다', '너 독하다 얘'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남자들한테는 그런 말 안하는데. 여자들은 엄마가 되고 나서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이 회사는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으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더 많은 직원들이 회사가 마련한 복지를 써야 하니 채용을 해주려고 할 정도다. 조만간 새로운 사옥으로 이전하는데, 장소가 넓어지면서 임직원들을 위한 공간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