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추진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자 통신 유통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완전자급제의 경우 통신비 인하 효과는 적고 중소 규모 유통점의 생계만 흔들 것이라는 비판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를 비롯한 통신 유통 종사자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단말기 완전자급제 관련 발언을 두고 집단적인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통협회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정부와 국회가 완전자급제를 논의하면서 왜곡된 통계 수치와 검증이 없는 통신비 인하효과를 맹신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이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협회 차원의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통 업계는 "통신 유통점이 지나치게 많다거나 유통점 수를 줄이면 통신비 인하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단말기 판매와 서비스 가입이 분리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 단말기 가격 경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국정감사 자리에서 유통점 수가 전국 2만9천여개에 달한다는 수치도 터무니 없이 잘못됐다는 게 유통 업계 주장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3만3천개에 달하던 유통점은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2만개 가량으로 급감했고 연간 단말기 판매량 감소에 따라 지금도 폐업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면서 “2만9천여개 매장 수는 과거에 사전승낙을 받은 매장 수고, 1만개 매장 가량의 폐업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라고 지적했다.
통신 유통점 수를 줄인다고 통신비가 인하될 것이란 주장도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단말기 유통법 시행 이후 중소 유통점의 줄폐업으로 매장 수는 줄었지만 이에 따라 통신비가 줄어들지는 않았다”면서 “유통점 수를 줄여도 기존 시장 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줄어들지 않는데 마치 유통점이 가계통신비의 주범인 것처럼 왜곡한 사례”라고 반박했다.
완전자급제를 통한 단말기 가격 경쟁이 일어날 것이란 주장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국내 단말기 판매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글로벌 제조사가 국내 시장에서만 완전자급제가 도입됐다고 특정 시장을 고려해 가격 경쟁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 경쟁은 몇몇 회사에 집중된 브랜드 점유율부터 해소해야 가능한 부분”이라며 “플래그십 단말기 판매 비중이 중저가 단말기로 분산돼야 세그먼트별 가격 경쟁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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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문제도 유통업계가 반발하는 부분이다.
유통협회는 “정부 통계로 계산하면 2만 매장에 7만 종사자의 일자리를 완전자급제로 없애겠다는 것”이라며 “국세청이 지정한 생활밀접업종을 없애 서민 경제를 흔들 수도 있는 위험한 발상이다”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