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질주...삼성電, 또 신기록 경신

3Q 업업익 17.5兆…4분기엔 감소세 전환 전망

디지털경제입력 :2018/10/05 10:01    수정: 2018/10/05 10:30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1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또 다시 실적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분기에도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만 13조원을 넘어서며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14조5천300억원)보다 20.44% 증가한 17조5천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5조원으로 전년 동기(62조500억원) 대비 4.75% 증가했다.

이는 1분기에 기록했던 15조6천400억원의 사상 최고 영업이익보다도 2조원 가량이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 2분기에는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으로 신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삼성전자의 신기록이 다시 전개된 것은 반도체 슈퍼 호황이 지속된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또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개선, 가전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으면서 실적 호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사업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D램과 낸드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1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DS부문은 3분기에 2분기 11조6천100억원보다 2조 가량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개선된 손익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장기호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팹리스(Fabless·반도체 설계업체) 업체들이 지난해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사진=ZDNet)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3분기 메모리 가격은 D램과 낸드 모두 분기 초에 약세를 보였다"며 "하반기에 메모리 공급은 증가하는 반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가격 하락이 4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4분기에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2분기 난항을 겪은 디스플레이 패널(DP)부문은 영업이익 1조원 안팎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에 디스플레이 사업이 리지드(Rigid) OLED에서 저온폴리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와의 경쟁이 심화되지만, 플렉시블 제품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이폰용 플렉시블 OLED 패널 공급도 본격화됐다. 리지드 OLED의 경우 패널 가격 하락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채택률이 늘어났다. 리지드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의 경우 거의 90%를 넘어서 풀가동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중국 고객향 리지드 AMOLED 출하량이 증가하는 한편 신규 아이폰 플렉시블 AMOLED 출하가 시작되면서 소형 패널 부문 영업이익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LCD 가격도 소폭 반등하면서 중대형 패널 부문 영업적자도 대폭 축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지난 분기에 이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 분기보다 5천억원 가량 낮은 2조2천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의 가격이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되면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웠던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중저가 라인업 역시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스펙 상향은 지속되지만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업체간 스펙과 가격 경쟁 심화, 신제품 마케팅 비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 연구원은 "IM 부문에서는 스마트폰 출하량이 7천150만대에 머무는 가운데 갤럭시노트9이 출시됐으나 가격 상승이 억제되고 원가가 상해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3% 감소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갤럭시노트9을 소개하는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 사장.(사진=삼성전자)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같은 기간 6천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4천400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CE부문이 연말 성수기를 맞아 TV를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고,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TV 시장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라인업의 QLED 신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8K마이크로 LED TV 등 제품을 출시하고 QLED75형 이상 초대형 TV의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넘어선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국제정세 불안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내년 소폭의 감익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남아있는 자사주 소각을 감안하면, 내년 주당 순이익(EPS)은 올해보다 높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4분기에는 신기록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16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각각 66조4천941억원과 16조8천888억원이다.

관련기사

이 기간 낸드와 D램 가격의 하락으로 반도체 부문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낸드와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각각 12%,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의 주력인 PC D램 가격이 하락하고 모바일 D램의 수요가 저조한 만큼 제조사들의 D램축적 의지도 약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송 연구원은 "4분기 D램과 낸드 출하량 증가율은 고객사 재고 조정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높지 않을 전망인데 ASP까지 각각 5%, 12% 하락한다면 반도체 영업이익은 11개 분기 만에 상승세를 멈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12% 감소한 11조8천억원을 기록하고 전사 영업이익 역시 16조1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