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암호화폐 거래소가 한국에 진출하는 이유는 중국의 규제 때문이고, 우리나라 시장이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들어오는 것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안됩니다. 중요한 건, 정부가 하루빨리 규제를 명확히하고, 정해진 틀안에서 한국이든 중국이든 치열한 경쟁을 통해 한국내에 세계 최고 수준 거래소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태형 수원대 금융공학대학원 특임교수는 4일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급증하는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국 진출 동향과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장(2014.4~2015.3)을 지낸 그는 블록체인과 핀테크 분야 국내 대표적 오피니언 리더 중 한명이다.
하 교수는 "(당국이) 규제와 정책을 명확히 하고, 이안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면서 "이 것이 블록체인이라는 글로벌 생태계에서 우리가 나갈 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낸스 등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국 진출 현황도 소개했다. 중화권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앞서 지난 7월 바이낸스는 일본 시장에서는 철수한 바 있다.
중국 빅3 거래소 중 후오비와 오케이코인은 지난 3월과 4월 국내에 진출했다. 다른 하나인 BTCC는 연내 사무실을 개설할 예정이다. 이외에 한중합작 거래소인 지닉스(Zeniex)가 지난 5월 한국에 상륙했다.
하 교수는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가 경쟁력을 갖는 것에 대해 "거래량이 많고, 상장 코인이 많아서"라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원하는 만큼 매수와 매도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때문에 거래량이 많은 거래소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 거래소는 한때 세계 상위권을 기준, 빗썸과 업비트 거래소의 경우 지난해 말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올해초 정부가 규제 목소리를 내면서 현재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반면 바이낸스, OKEx, 후오비 같은 중국 거래소는 10위 권 내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하 교수는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의 숫자는 상점 의 구색과 같다. 많으면 많을수록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다. 중국 거래소는 KRW, BTC, ETH 이외 통화로도 코인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거래소도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는 중국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긍정 및 부정적 견해도 함께 소개했다. 긍정 요인은 시진핑이 블록체인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2018년 5월 30일)과 당국 규제에도 P2P 가상통화대출 열기가 뜨겁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부정 요인은 중국 당국이 암호화폐 관련 모든 행사 주최를 금지한 것(2018년 8월 23일)과 해외 거래소 124곳을 차단한 점 등을 들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 한 바 있는데, 하 교수는 "중국 암호화폐 시장 향방은 전적으로 중앙 정부 규제 완화 여부에 달려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블록체인 연구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암호화폐와 관련한 움직임은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행사는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이 후원했다. 송 의원은 "국회 4차산업혁명 특위 위원으로 활동할 할때 105개 권고안을 냈고, 이 안에 암호화폐 ICO 가이드라인도 있었다"면서 "암호화폐를 어떻게 가져 갈지를 명확히 국민에 알려줘야 하는게 우리의 할일 이고, 이번 세미나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오늘 세미나는 문을 여는 것이고, 오늘로 끝나지 않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를 주최한 한국금융ICT융합학회의 오정근 회장은 개회사에서 " 한국 암호화폐거래소는 과도한 정부 규제와 중국 거래소의 한국진출 급증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있다"면서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가 거래소 등록제 또는 인가제를 도입해 건전한 거래소 구축과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거래소를 통신판매업자로 간주해 건전한 거래소 구축과 투자자 보호에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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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토론자로 나온 김기흥 경기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블록체인 산업은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지만 아직 미성숙한 단계"라면서 "암호화폐에 대해 정부가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는데, 국내 거래소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는 "우리나라가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는 분야가 블록체인"이라며 "국내 거래소가 위축된 상황에서는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