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에 분기 실적 신기록을 다시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 13조원대를 기록하며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5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2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4조5천645억원과 17조1천858억원이다. 이는 지난 1분기 기록한 15조원대 영업이익 신기록보다 2조원 가량 높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의 부진으로 14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고 기록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 3분기에는 반도체가 전체 실적을 크게 견인하고 디스플레이 부문 실적이 개선, 가전 사업은 계절적 성수기를 맞으면서 또 다시 신기록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하반기에는 견조한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이어지고, 디스플레이 사업부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확대되면서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D램과 낸드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1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DS부문은 3분기에 2분기 11조6천100억원보다 2조 가량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로 개선된 손익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3분기 메모리 가격은 D램과 낸드 모두 분기 초에 약세를 보였다"며 "하반기에 메모리 공급은 증가하는 반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메모리 수요가 약세를 지속하면서 가격 하락이 4분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D램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4분기에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2분기 난항을 겪은 디스플레이 패널(DP)부문은 영업이익 7천억원대를 기록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에 디스플레이 사업이 리지드(Rigid) OLED에서 저온폴리실리콘(LTPS) 액정표시장치(LCD)와의 경쟁이 심화되지만, 플렉시블 제품 수요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도 본격화됐다. 지난 9월12일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A3라인이 가동을 시작했으며 3분기 가동률은 60%대로 점쳐지고 있다. 이는 전년 하반기 평균 가동률인 7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유 연구원은 "A3 가동률이 아직 낮아 내년초 폴더블폰용 패널을 생산하더라도 A4라인의 가동은 필요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리지드 OLED 생산라인 가동률의 경우 거의 90%를 넘어서 풀가동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패널 가격 하락으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채택률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3분기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 개선은 리지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이 1분기 50%대, 2분기 60%대에서 3분기에는 90% 이상으로 크게 높아지는 데 따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지난 분기에 이어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IM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 분기보다 5천억원 가량 낮은 2조2천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9의 가격이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돼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9은 128GB 버전이 109만4천500원으로 전작인 갤럭시노트8 64GB 모델 가격과 동일하다. 업체간 스펙과 가격 경쟁 심화, 신제품 마케팅 비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 연구원은 "갤럭시노트9의 하드웨어 스펙 상향에도 전작과 같은 가격으로 출시, 부품원가 상승을 충분히 가격인상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중저가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한 스펙 상향은 지속되겠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으로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어 당분간 수익성 하락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생활가전과 TV를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같은 기간 6천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4천400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 높은 수치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CE부문이 연말 성수기를 맞아 TV를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실적이 개선되고,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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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TV 시장은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라인업의 QLED 신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8K마이크로 LED TV 등 제품을 출시하고 QLED75형 이상 초대형 TV의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넘어선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최근의 국제정세 불안을 감안하면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내년 소폭의 감익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남아있는 자사주 소각을 감안하면, 내년 주당 순이익(EPS)은 올해보다 높을 전망"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