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직접 만들고 써보니

KT AI 메이커스 키트 활용 응용서비스 개발

방송/통신입력 :2018/09/26 09:00    수정: 2018/09/26 10:59

ICT 상품과 서비스를 누구나 직접 구현해볼 수 있는 시대다. 음성인식 인공지능(AI) 스피커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가능하다. KT가 지난 7월 선보인 음성인식 스피커 개발 교구 ‘AI 메이커스 키트’ 덕분이다.

개발자 생태계라는 표현은 ICT 업계 내에서 애플 앱스토어의 등장 이후로 곧잘 쓰이고 있다. 애플이란 플랫폼 회사가 공개한 규격에 따라 앱 개발자가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만드는 식이다.

이처럼 플랫폼 회사와 개발자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시장 구조가 만들어지면 개발자 생태계가 갖춰졌다고 일컫는다. KT가 AI 메이커스 키트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외부 개발자가 기가지니의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게 한 것이다.

AI 메이커스 키트로 스페커 제품을 조립하는데 10분 남짓이면 충분하다. 키트에 함께 동봉된 잡지에서 구성품의 이름과 쓰임새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릴 뿐 실제 조립은 종이비행기를 접는 수준이다.

투명한 아크릴 박스 내에 스피커 부품과 기판 몇 개를 조립하면 끝이다. 기판은 우선 컴퓨팅 자원 역할을 하는 라즈베리파이와 음성인식을 담당하는 마이크 센서가 달린 모듈, 라즈베리파이와 연결하는 별도 모듈 등이다.

조립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아크릴박스에 라즈베리파이를 나사로 고정하고 그 위에 외부 센서 연결을 지원하는 모듈을 결합하면 된다. 마이크 센서 모듈은 키트에 동봉된 투명 양면 테이프로 붙이고 케이블을 연결하면 된다.

KT AI 메이커스 키트 구성품.
AI 스피커 조립을 마친 뒤 모습.

스피커가 다 만들어진 뒤 ‘KT API 링크’ 홈페이지에 접속해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도구(SDK)를 내려받으면 된다. 과거 기가지니 개발자포털에서 제공하던 기능으로, 추석 연휴 직전 KT는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API 링크 홈페이지로 이관했다.

이 홈페이지에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해 계정을 생성산 뒤 음성인식 스피커에 필요한 기본적인 SW를 내려받으면 된다. 직접 음성인식 프로그래밍을 할 필요없이 라즈베리파이 노드JS 기반에서 곧바로 이용할 수 있는 음성인식 도구를 이용하는 식이다.

스피커 이용자의 음성명령을 기계가 인식하고, 문자를 음성으로 합성하거나 대화 맥락을 이해하는 기능을 곧바로 직접 조립한 AI 스피커에 이식할 수 있는 식이다. 기가지니 스피커에서 이해할 수 없는 대화 맥락도 만들어낼 수 있다.

KT API 링크 홈페이지 갈무리.

이를테면 일반적인 대화 맥락이 아니라 개발자가 의도한 특정 문장이 지시하는 내용을 나만의 스피커에 대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만의 발화 세트를 마련하는 셈이다. 메이커스 키트 개발자가 의도한 대화 맥락이 쓰일 수 있는지 홈페이지 안에서 시험할 수도 있다. KT의 AI 서버에서 특정 대화 맥락이 훈련됐는지 시뮬레이터로 알아보는 방식이다.

기본적인 예제 외에도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 파이썬 언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필요하다. 코딩 명령어의 반복적인 패턴을 일부 수정해 기본적인 응용도 가능하다.

메이커스 키트 AI 스피커를 활용해 RC카를 제어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음성명령으로 무선 장난감 자동차를 앞뒤로 움직이고 자동차에 탑재된 카메라도 움직여볼 수 있다. 조금만 더 응용해본다면 스피커로 와이파이 신호가 도달하는 실내 환경 정도에서 드론을 조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RC카를 직접 만드는 일이 더욱 어려워보여 시도하지 않았다.

유튜브 실행과 관련된 AI 스피커 작동의 프로그래밍

가장 먼저 시연해본 기능은 유튜브 연동이다. 여러 AI 스피커가 음원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음악감상 기능을 주로 제공하는 것처럼 무료 콘텐츠 포털인 유튜브를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트와이스 노래 틀어줘”라는 음성명령을 내렸을 때, “OO 노래 틀어줘”라는 맥락에서 ‘트와이스’ 단어를 골라들은 메이커스 키트가 유튜브 사이트에 접속해 트와이스로 검색된 콘텐츠 중 가장 많은 조회수 등 관련 깊은 영상을 재생하는 식이다.

메이커스 키트 내에는 스피커 모듈만 있지만 HDMI 단자를 통해 연결된 디스플레이에서 유튜브 영상 재생도 가능하다.

온습도 센서를 스피커에 결합한 뒤 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수 있다.

홈IoT 기능도 구현해볼 수 있다. 메이커스키트 스피커에 온습도 센서를 단자로 연결하고 온도를 알려달라는 질문 만으로 스피커 주변의 온도와 습도를 음성답변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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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AI 스피커를 직접 만들고 응용 서비스까지 만드는 일은 누구나 메이커스 키트를 구입하면 해볼 수 있다. AI 서비스를 만들어 직접 제공하지 않고 써드파티 개발자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메이커스 키트를 구입하지 않고 살펴볼 수도 있다. KT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리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메이커스 키트 체험 전시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