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노래방서 사랑 고백을 한다고?

[지디가 간다] 비트윈 고백노래방서 열창해보니

인터넷입력 :2018/09/21 10:08    수정: 2018/09/27 09:11

연인에게 사랑의 세레나데를 불러주고 싶을 때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불러주기엔 과하고, 기타도 켤 줄 몰라 분위기 잡기 힘듭니다. 노래방의 싸이키 조명 아래에서 고백 노래를 부르는 것도 영 아니다 싶고요.

연인끼리 오붓하게 사랑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곳이 생겼습니다. 최근 커플앱 비트윈이 코인노래연습장 브랜드 락휴 홍대연남점 12호실을 '고백 노래방' 콘셉트로 개조해 이달 말까지 운영합니다. 비트윈 커플이면 무료로 세 곡을 부를 수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 '지디가 간다' 팀이 고백 노래방을 찾았습니다. 마침 회사 근처여서 근무 중 잠시 찾아봤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들과 파릇파릇한 대학생들 틈에 껴 회사만 오갔던 지디(ZD)들에겐 보기 드문 일탈이었습니다.

지디가간다 비트윈 고백노래방에 취재 온 김민선 기자(왼쪽), 안희정 기자.

가수 지디(GD)라면 하트브레이커(Heartbreaker)를 불렀겠지요. 하지만 지디의 안희정·김민선 기자는 선후배로서 서로 아끼는 마음을 담아 고백 노래들을 불렀습니다. 자 한 번 들어보실까요?

■ 모찌 캐릭터들이 가득한 '비트윈 고백노래방'

락휴 홍대연남점은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 연트럴파크 초입에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로 내려가야 합니다. 정문은 여느 노래방과 비슷한 느낌인데 비트윈 고백 노래방 입간판이 세워져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12호실인 고백 노래방은 카운터 바로 앞에 있습니다. 다른 방들과는 다르게 유난히 화려합니다. 딱 두 사람만 들어갈 만한 작은 공간은 화이트 톤 콘셉트로 꾸며졌습니다. 흰색 벽과 커튼, 흰색 모찌 인형들이 들어차있습니다. 마이크에도 흰 모찌 인형들이 씌워져 있었습니다. 조명도 주렁주렁 걸렸습니다. 흑심을 품었다가도 고백 노래방에서 만큼은 순수한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고백용 노래를 모아놓은 책자도 한 쪽에 비치돼 있었습니다. 비트윈 측에서 비트윈 커플들로부터 노래와 그에 대한 사연을 응모받아 제작했습니다. 커플을 만들어준 사랑 노래에서부터 커플끼리 즐겨 부르던 노래, 결혼을 골인 시킨 노래까지. 감동적인 사연과 곁들여 읽으니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그렇게 마이크를 잡으려던 찰나, 진짜 비트윈 커플이 나타났습니다. 사실 지디는 업무적으로 뭉친 팀이기 때문에 비트윈 커플은 아니거든요. 아무도 이용하는 커플이 없는 틈을 타 노래 한 번 불러보려다 진짜 커플들에게 먼저 자리를 내줬습니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녀는 체크무늬 남방으로 옷을 맞춰 입을 정도로 사이 좋아 보였습니다. 게다가 고백 노래방에 오려고 멀리서부터 홍대로 찾아왔다고 하니 지디는 잠시 일반 방에서 대기했습니다.

이들은 노래를 모두 부르고 난 후 수줍어 하며 고백 노래방을 나왔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귀여운 모찌 인형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해줬습니다.

커플 중 여성 방문자는 "원래 모찌를 좋아하는데 모찌가 많아서 귀여웠고 사진 찍기도 좋았어요.연애 초반이 생각나게 하더라고요. 고백송도 정리돼 있어 좋았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남성 방문자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쭉 사랑해"라고 수줍게 고백했습니다.

경기 지역에서 홍대 인근 락휴 비트윈 고백노래방을 찾은 약 300일 된 커플.

이 훈훈한 커플을 보니 고백 노래방이 정말 순수한 사랑을 되찾게 해주는 곳인듯 합니다.

■ 사랑노래부터 이별노래까지 열창한 ZD

"나나나나 나나나~~ You and me in the moonlight~"

훈남훈녀 커플이 나가고 드디어 지디가 간다 팀이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지디 커플(?)은 진짜 커플들처럼 고백 노래를 부르기엔 민망했기 때문에 그냥 신나는 노래를 부르기로 했습니다. 트와이스의 'Dance the night away'를 불렀습니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데 '공간만 넓었어도...'라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순백의 공간에서 신나는 노래를 불러보긴 또 처음이라, 흥 오르기 쉽지 않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고백 노래방에 왔으니 그래도 사랑 노래는 불러봐야겠다 싶어 나르샤의 'I'm in love'를 골랐습니다. "사실은 첨 봤을 때부터 그댈 좋아했다고. 말하기가 내겐 참 어려웠던거죠...음~ I'm in love. Cuz I wanna love you baby"라는 가사를 따라불렀으나 완창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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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곡은 반전의 재미를 준다는 뜻에서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를 선택했습니다. 고백 노래방이 이별 노래방이 되는 순간이었죠. "널 사랑하지 않아~ 다른 의미는 없어..." 대략 이런 내용의 노래입니다. 애잔한 가사와 멜로디가 가슴을 후빕니다. 고백 노래방에서 이별 노래를 부른 커플은 지디 커플이 아마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죠.

비트윈의 고백 노래방은 이달 30일까지입니다. 비트윈을 하고 있는 연인이라면 고백 노래방을 찾아 세 곡으로 사랑을 전해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말하세요. "우리 비트윈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