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벤츠 회장은 "자동차는 기름이 아닌 소프트웨어(SW)로 달린다"고 했다.
앞서 2011년에는 브라우저 시조인 '모자이크'를 개발한 유명 개발자이자 투자가인 마크 앤더슨이 “SW가 세상을 삼킨다”는 칼럼을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5년 뉴스위크는 "이제 모든 기업이 SW기업이다"고 보도했다.
모두 SW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세계 산업계를 흔들고 있는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 역시 SW가 그 핵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SW기술 수준과 역량은 세계적 수준에 한참 못미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SW업체들의 영세성과 난립도 한 이유로 꼽힌다. SW정책연구소(소장 김명준)에 따르면 수천개의 국내 SW기업 중 96.6%가 매출 100억원 미만이다.
권호열 강원대 교수(SW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은 국내 SW산업 생태계에도 경제학의 유명한 명제인 '그레셤 법칙(Gresham’s Law)'이 작용한다고 말한다. '그레셤 법칙'은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몰아낸다는 말로, 가치가 낮은 것이 가치가 높은 것을 쫒아낸다는 뜻이다.
권 회장은 "공공SW사업의 잘못된 수발주관행과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불건전한 하도급이 성행하고 흔히 말하는 '불량 보도방' 업체가 난립해 SW생태계가 교란 되고 있다"면서 "기술 등 자체역량이 부족한 50억이하의 SW소기업은 부족한 기술력과 인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IT-보도방'을 활용하거나 스스로 IT인력파견업체로 전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권회장은 "SW생태계 교란 피해와 SW품질저하 문제는 정상적인 SW사업자의 피해로 나타나고 있어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SW진흥법에 이 같은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쟁력 있는 SW생태계 형성에 주력해 온 SW엔지니어링진흥협회가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해법 도출 차원에서 오는 21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상민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와 SW엔지니어링진흥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관련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는 'SW축적능력없이 혁신할 수 없고, 혁신없이 주도할 수 없다'를 슬로건으로 ▲ 발표1(지능정보시대의 SW혁신을 어떻게 할 것인가, 서승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과 ▲발표2(SW엔지니어링 생태계 현안과 제도적 해결 방안, 권호열 SW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 ▲패널토론 순으로 진행된다.
패널토론에는 권호열 SW엔지니어링진흥협회장과 곽병진 과기정통부 SW산업과장, 서승우 서울대 교수, 박용범 단국대 교수, 이성남 한컴 전무, 노상범 OKKY 대표, 임수빈 ISB컨설팅 대표 등이 패널로 나올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책 토론회는 품질 향상 및 생산성 향상이 절실한 국내 SW산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등으로 새로운 환경에 직면한 가운데 열려 더 관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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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환 네오피엠 대표는 "글로벌 SW시대를 선도하려면 요구, 설계, 구현 사업의 SW엔지니어링 역량을 고도화해야 하고 인증을 통한 객관적 보증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SW시장 및 관련 분야에서 SW엔지니어링 활동의 중요성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근로기준법 변화에 대한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SP인증제도 등 공신력 있는 인증에 대한 공공SW사업 입찰참여 조건을 통한 생태계 선진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SW엔지니어링의 용어 정의 및 관련 산업 활성화는 물론 SW엔지니어링 생태계의 건전한 혁신을 위해 무분별한 사업자 신고제를 최소 요건을 갖춘 등록제로 변경하는 등의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