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인치 이상 대형 게임용 모니터 시장에 진출하려던 엔비디아의 계획이 곳곳에서 장애물을 만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 1월 CES 2018에서 65인치 4K 디스플레이인 BFGD를 공개했지만 고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새 HDMI 규격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출시가 내년 1분기로 연기되었다.
반면 경쟁사인 AMD는 화면 잘림이나 끊김 현상을 줄일 수 있는 프리싱크 기술을 삼성전자 4K QLED 모니터와 콘솔 게임에 투입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 "65인치, 4K, 120Hz, HDR" 데뷰는 화려했지만...
엔비디아가 올 초 CES 2018에서 공개한 BFGD(빅포맷 게이밍 디스플레이)는 공개 당시 30인치 내외 기존 게임용 모니터 성능을 크게 뛰어 넘는 강력한 성능으로 화제를 모았다.
65인치 4K 패널에 화면 주사율을 120Hz까지 끌어올리고 프레임 잘림·끊김 현상을 줄이는 기능인 엔비디아 G싱크 탑재, 디지털 영화를 위한 색공간인 DCI-P3와 HDR 기능 지원 등 기존 4K TV와도 견줄만한 성능을 지녔다.
여기에 안드로이드TV 기반 기기인 실드를 내장해 넷플릭스나 아마존 비디오, 유튜브나 훌루 등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UHD 수신기(튜너)만 빠진 TV라 봐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다.
■ HDMI 2.1 규격 발표 지연과 비싼 가격이 걸림돌
엔비디아는 1월 당시 BFGD가 HP, 에이수스, 에이서 등 주요 PC 제조사를 통해 올 하반기 이후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반기를 앞둔 지난 6월 컴퓨텍스 2018에서도 정확한 출시 시기를 밝히지 못했다.
BFGD의 정확한 출시 시기가 드러난 것은 지난 주 독일 게임스컴 2018을 통해서다. 네덜란드 하드웨어인포는 HP와 에이수스 등 현장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BFGD 출시가 내년 1분기 이후로 지연되었다고 보도했다.
출시가 지연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4K 120Hz 화면 전송을 위한 규격인 HDMI 2.1 정식 발표 지연이 꼽힌다. G싱크 기술의 핵심인 가변 리프레시 레이트는 HDMI 2.1의 표준 기능이지만 BFGD는 HDMI 2.0b 기준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예상 가격도 만만찮다. 네덜란드 하드웨어인포에 따르면 초기 출시될 제품의 가격은 4천 유로(약 520만원)에서 5천 유로(약 650만원)를 오간다. 같은 크기의 UHD TV(150-200만 원대)나 올레드 TV(370만원 전후)보다 최소 두 배 이상 비싸질 전망이다.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엄두를 내기 힘든 제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 프리싱크 앞세워 안방까지 착실히 진출한 AMD
대형 게임용 모니터 시장 진출에 시행착오를 거듭중인 엔비디아와 달리 AMD는 착실히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빠른 움직임이 발생하는 게임 화면의 잘림이나 끊김을 줄여주는 프리싱크 기술을 삼성전자 4K QLED TV와 게임 콘솔에 투입하고 있다.
엔비디아 G싱크는 패널 제어를 위한 전용 칩이 모니터에 탑재되어야 하며 지포스 GTX 1050 등 일정 수준 이상의 그래픽카드에서만 작동한다. 반면 프리싱크는 같은 기능을 소프트웨어로만 구현하기 때문에 원가 상승 폭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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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는 6월 컴퓨텍스 2018 행사에서 프리싱크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대해 기존 TV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 삼성전자 QLED TV에 프리싱크 지원용 펌웨어가 공급되고 있고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QLED TV는 프리싱크를 지원하게 된다.
특히 단순히 PC나 게임기, 스트리밍 영상만 재생할 수 있는 모니터보다 지상파 UHD 방송을 수신 가능한 TV를 게임용 모니터로 쓸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HDMI 2.1 규격은 4K, 120Hz와 가변 주사율 설정이 가능해 BFGD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