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의류청정기 시장에 출사표를 내면서 국내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와 맞붙는다.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2010년부터 개척해왔고, 이어 코웨이와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잇따라 진입하며 경쟁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첫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를 선보였다. LG전자가 앞서 선보인 의류관리기 '스타일러'와 한 끗 다른 방식을 통한 미세먼지 제거와 탈취 성능 등으로 차별화해 제품 우위를 점하겠다는 목표다. 에어드레서는 이달 말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사장은 이날 "혁신으로 전통 가전 시장에서 변화를 추구, 스마트싱스 허브 도입을 통한 써드파티 사물과의 연동성 확대, 새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3가지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로 소비자 삶을 의미있게 변화시키고 새로운 콘셉트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에어드레서가 LG전자가 채택하던 '의류관리기' 대신 '의류청정기'라는 수식어를 채택했다고 강조했다. 강봉구 부사장은 "에어드레서는 단순히 주름을 펴는 게 아니라 삼성 독자기술로 미세먼지와 냄새를 획기적으로 제거한다"며 "단순한 의류관리기가 아닌 피부에 닿는 의류와 호흡하는 소비자들을 생각한 새 의류청정 솔류선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삼성 에어드레서는 ▲위아래로 분사되는 '제트에어'와 '제트스팀'을 통한 미세먼지와 냄새 제거 ▲제품 내 먼지를 집진해 에어청정 기능을 수행하는 '미세먼지 필터' ▲옷 안감도 케어하는 '안감케어 옷걸이'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의류 소재별 최적의 관리모드를 추천해주는 '마이클로짓' 서비스 등이 탑재됐다.
우선 미세먼지와 탈취 기능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 각각 '바람 분사'와 '무빙행어'를 사용한다는 데 차이가 난다. 앞서 출시된 LG 스타일러 무빙행어는 옷걸이를 움직이는 별도 구동장치가 필요하다. LG전자는 이 장치가 고온과 수증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밀봉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냈다.
이처럼 LG전자가 기존에 옷을 흔들어주는 방식으로 먼지를 털고 트루스팀을 활용해 탈취했다면, 삼성전자는 위아래로 바람과 스팀을 옷에 분사하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이재승 삼성전자 부사장은 "미세먼지와 냄새는 흔드는 것으로 쉽게 제거되지않는 것으로 생각해 에어 분사 방식으로 차별화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옷을 흔들어 털지 않아도 돼 진동과 소음이 적고 각 코스별로 바람 세기가 달라져 의류 특성이나 소재에 따라 더욱 섬세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스팀의 경우, 삼성전자는 LG전자가 기존에 취득한 특허를 피하기 위해 스팀의 양과 온도를 조절했다는 설명이다. 비유하자면 LG전자가 물통을 끓여 스팀을 쏘는 것에 특허를 냈고, 이후 삼성전자는 물통이 아닌 물 흐르는 관을 데워 스팀을 발생시키는 다른 방식의 특허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날 삼성전자는 의류청정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서비스를 도입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스마트홈 구현을 위해 가전 기기에 AI 빅스비와 IoT 스마트싱스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과 일부 측면에서 상충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빅스비는 삼성 TV, 에어컨, 냉장고 등에 확대 적용됐다. LG전자는 AI 씽큐를 탑재해 음성으로 의류관리기 기능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김현석 사장은 삼성전자의 AI 음성인식 인터페이스 '빅스비'의 의류청정기 도입 여부에 대해 "옷을 제품에 넣으려면 문을 여닫아야 하는데 음성으로 명령하는 게 빠르겠냐, 단추를 누르는 게 빠르겠냐"며 "기술적 이슈라기 보다 음성으로 소비자에게 어떠한 혜택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아직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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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업간거래(B2B) 시장도 공략한다. 강 부사장은 "의류청정기는 미세먼지 이슈로 인해 국내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이 외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곳에 제품을 배치하는 등 다각도로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고 이미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을 기반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 사장은 "(목표 시장 점유율에 대해) 100%면 좋겠다"며 "저희 제품이 굉장히 좋아서 상당히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려고 욕심을 냈다. 좋은 제품이 나오면 그만큼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