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본과 한국에서 암호화폐거래소를 겨냥한 대규모 해킹이 발생했다.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암호화폐 가치하락에 영향을 줬다. (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잃을 수 있다. 거래소에 둔 암호화폐는 우리(이용자) 것이 아니라 거래소 것이다. 자산화하려면 인출해 개인 지갑에 보관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해킹당하지 않게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지갑 솔루션 시장 전망이 밝다."
최승락 케이사인 대표가 16일 서울 삼성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문인식 기능으로 보안성과 편의성을 갖춘 개인용 하드웨어 암호화폐지갑(이하 '지갑') '터치엑스월렛(TouchxWallet)'을 공개하고 국내외 사업전략을 설명했다. 공개키인프라(PKI) 기술로 현행 전자서명법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 구축, DB암호화 제품, 통합인증(SSO) 솔루션 등 정체된 기존 시장 분야를 넘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갑은 암호화폐 거래용 키를 보호하는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다. 거래용 키는 암호화폐 소지자가 블록체인의 거래이력에 접근해 암호화폐의 잔액을 확인하고 인출거래를 승인할 때 쓰인다. 현재 시판중인 지갑은 PC에 USB로 또는 스마트폰에 블루투스 및 NFC로 연결되는 게 일반적이다. 기기 유형에 따라 키 생성과 복구 등 편의성이 떨어지거나, 인증 등 보안성이 부족하다는 게 케이사인 측 판단이다.
터치엑스월렛은 케이사인과 그 자회사 에스씨테크원이 함께 개발한 하드웨어 지갑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화폐 10종을 지원한다. 3.8mm 두께 카드형 몸체에 터치 인터페이스 기능을 포함한 엄지손톱 크기의 지문인식센서, 정보표시용 전자종이디스플레이(EPD), 내장배터리를 탑재해 편의성을 지원한다. EAL 5등급 CC인증 금융보안칩, 자체 개발한 펌웨어, 지문인증 기술을 내장해 보안성도 높였다.
■ 생체인증 결합한 암호화폐 하드웨어 지갑
현장에서 송상헌 에스씨테크원 대표가 터치엑스월렛 기기와 연동 모바일 앱으로 암호화폐 송금거래 과정을 시연했다. 이런 식이다. 모바일 기기에 깔린 앱으로 상대의 지갑 주소(QR코드)를 인식하고 송금 액수를 입력한다. 모바일 기기와 블루투스로 연동(페어링)된 터치엑스월렛에서 지문인증을 진행한다. 이 지문인증을 거쳐야만 송금거래에 서명이 이뤄지고, 거래가 체결된다.
송 대표는 "터치엑스월렛의 3.8mm 두께는 마이크로USB 타입 케이블로 충전되게 하고 일정 수준 내구성을 갖게 하려고 선택한 것으로, 30분이면 완충되고 1회 충전으로 1개월간 쓸 수 있다"며 "내구성뿐아니라 블루투스 무선통신 기능, 키 생성과 관리를 맡는 금융보안칩, 인증 기능과 상하좌우 가상버튼을 통합한 지문센서를 통해 보안성과 편리성 모두 확보한 기기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케이사인의 터치엑스월렛과 연동 모바일앱 1.0 버전 개발은 지난 1월 완료됐다. 기기 양산 단계를 밟느라 판매가 늦어졌다. 지문인증 기능은 앞서 출시된 생체정보인식 보안카드 '터치엑스아이디 파이도(Touch xID FIDO)' 때 구현된 기술이다. 터치엑스아이디는 지난해 10월 FIDO UAF 1.0 인증을 획득했다. 케이사인은 터치엑스월렛과 연동되는 안드로이드앱 2.0 버전을 내놨고 다음달 iOS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 지원 암호화폐 종류 늘리고 더 얇게 만든다
케이사인과 에스씨테크원은 터치엑스월렛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 더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10종인 지원 암호화폐 수를 내년 1분기까지 30종으로, 3분기까지 50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현재 3.8mm 두께 모델에 이어 일반 신용카드처럼 얇은 두께의 터치엑스월렛 모델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최 대표는 내년 2분기 1.5mm 두께 모델을, 4분기 1.0mm 두께 모델을 선보이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터치엑스월렛은 올해 하반기 국내와 세계 시장에 정식 출시된다. 간담회 현장에서 최 대표는 국내에 8월 17일부터 사전판매를 시작하고 9월 17일부터 정식판매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달부터 터치엑스월렛 제품에 미국 FCC, 일본 TELEC, 유럽 CE 인증 절차를 밟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증을 받으면 오는 10월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이후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도 판매할 것이라 예고했다.
최 대표는 "온라인 판매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시작하고, 현재 유통사 모집 및 신규 거래소를 통한 판매 협의도 진행 중"이라며 "암호화폐 인식 자체는 한국이 높지만 실제 암호화폐를 소지하고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지역은 일본, 중국, 미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쪽에서 우리 지사와 여러 채널을 통해, (현지 선도업체보다) 진입은 늦었지만 기술은 앞서나가는 전략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블록체인 융합보안 1등 기업 되겠다"
그간 케이사인은 PKI 인증시스템, SSO인증솔루션, DB암호화제품 등을 공급해 온 B2B 사업자다.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개인용 지갑을 만들면서 B2C 시장에 뛰어든 이유가 뭘까. 최 대표는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지난 십수년간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연 매출이 200억 후반에서 300억 사이에 정체돼 있었고 3년 전부터 새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작년 에스씨테크원 인수도 그 연장선에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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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는 "자체 R&D도 하지만 재작년 에스씨테크원, 작년 세인트시큐리티 등 인수합병(M&A)한 자회사를 통해 R&D를 진행하며 걱정도 하고 새로운 결실을 맺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한다"고 말했다. 이날 케이사인 측은 내년중 세인트시큐리티가 운영하는 악성코드 정보공유 사이트 '멀웨어스닷컴'의 인텔리전스 부문 ICO를 추진하고 2020년중 신용거래서비스 관련 ICO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케이사인에는 자회사 에스씨테크원, 세인트시큐리티, 3사 엔지니어들이 모여 블록체인 R&D를 수행하는 연구조직 '블록텍'이 있다. 블록텍은 올해 1분기 결성돼 이번 터치엑스월렛 제품 개발에 관여했고 향후 케이사인의 블록체인 관련 기술개발도 수행한다. 최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융합보안 분야 세계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갖고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