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업계, 출력 서비스 사업 ‘활기’

기술 생소한 기업들에 효용성 알려…장비시장보다 성장성 커

디지털경제입력 :2018/07/31 13:32

국내 3D프린팅 시장에서 출력 서비스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3D프린터로 시제품 또는 완제품을 만들며 3D프린팅의 효용성을 알리고 시장도 늘리고 있다. 3D프린터 개발사들은 출력 과정에서 장비 개선점을 찾고 해외사들은 국내 고객사들에 자사 기술력을 선보이며 시장에 안착하는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서는 이미 장비보다 출력 서비스 시장 규모가 큰데다 성장성이 기대되면서 기업들의 출력 서비스 강화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31일 3D프린팅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3D프린팅 기업들이 연이어 3D프린팅 출력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3D프린터로 시제품 또는 완제품을 만들며 3D프린팅의 효용성을 알리고 시장도 늘리고 있다.(사진=지디넷닷컴)

출력 서비스란 시제품 또는 완제품 설계도, 스캔 파일을 이용해 3D프린터로 시제품, 완제품을 출력하는 것을 뜻한다. 3D프린팅 기업들은 출력물이 나오면 품질을 높이기 위해 경화나 연마, 열처리 등 후처리 작업까지 수행하며 특히 완제품은 후처리 작업이 중요하다. 종합 서비스를 표방하는 기업들은 3D스캔, 설계 서비스부터 제공한다.

신도리코는 지난 13일 3D스캔부터 출력까지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3D스퀘어’를 사업을 론칭했다. 서울시 성동구 소재 본사 연구소 1층에 3D스퀘어 본관이 마련됐다.

융합적층조형(FFF)방식 출력물은 신도리코가 자체 개발한 FFF방식 3D프린터로 만든다. 광경화성수지적층(SLA)방식 출력 서비스는 신도리코가 현재 개발 중인 SLA방식 3D프린터가 완성되면 자체 장비로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속 제품 출력 서비스는 현재 자체 장비가 없어 아웃소싱으로 진행한다.

지난 4월부터 3D프린팅 사업을 본격 시작한 바른테크놀로지 역시 3D출력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바른테크놀로지는 글로벌 3D설계 소프트웨어사 다쏘시스템 협력사라는 점을 앞세워 2D설계 파일을 3D프린팅 할 수 있는 3D파일로 전환하거나 3D모델링 제작, 3D설계 파일 검증 컨설팅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3D스캔 서비스는 출력 서비스 영역에 포함돼있지 않지만 고객사가 원하면 지원할 계획이다.

센트롤은 지난 2월부터 3D모델링부터 종합 출력 서비스 시스템을 마련했다. 부천에 3D프린팅 금형센터 ‘센트롤 플러스’를 만들고 지난 5월부터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피규어 제작사, 화장품 용기업체, 밸브제조사 등 여러 고객사를 확보했다. 내년엔 울산에도 출력 서비스 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국내서 활동 중인 글로벌 3D프린팅 기업 3D시스템즈, 스트라타시스, 이오에스(EOS)도 출력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3D시스템즈코리아는 지난 6월 말 서울시 강남구 소재 코엑스에서 열린 인사이드 3D프린팅 엑스포에서 출력 서비스로 제작한 국내 중소기업들 제품들을 전시하며 고객사 확대에 나섰다. 현재 3D시스템즈코리아는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 디바이스랩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이 신제품을 기존보다 적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 제작하도록 출력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지난달 국내 공식 파트너사 프로토텍의 자회사 프로메테우스와 스트라타시스 GMN 국내 지원 계약을 맺었다. 스트라타시스 GMN은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스트라타시스의 3D프린팅 서비스 네트워크로 국내 설립은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사례다.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국내 3D프린팅 출력 서비스 전문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고기능성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대형 출력물을 만들 수 있는 스트라타시스 3D프린터 Fortus 900mc, Fortus 450mc도 1대씩 추가 구축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금속 부품 출력 서비스도 준비할 계획이다.

이오에스 역시 지난달 국내 3D프린팅 서비스 전문기업 지쓰리디팹(Z3DFAB)과 고객사들이 요구하는 고품질 산업용 3D프린팅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3D프린팅 혁신센터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지쓰리디팹은 레이저가 4개 장착돼 출력 속도가 빠르고 출력물 크기도 40센티미터(cm)로 대형인 3D프린터 EOS M400-4도 국내 최초로 구매했다. 점차 늘어나는 고객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2천제곱미터(㎡) 공장에 EOS M400-4를 포함한 산업용 3D프린팅 장비를 다수 추가할 예정이다.

지쓰리디팹이 지난달 27일 이오에스와 적층제조 혁신센터 설립을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사진=지쓰리디팹)

3D프린팅 기업들이 출력 서비스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시장 확대 전략이 깔려 있다. 3D프린팅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국내선 3D프린팅 장비를 구매하는 고객사가 많지 않은데다 3D프린팅 효용성을 알지 못하는 곳도 많다. 국내서 활동하는 해외사들도 3D프린팅 기술과 자사 제품, 서비스 수요를 높이는 전략으로 출력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형중 센트롤 부사장은 “국내 3D프린팅 장비 기업은 출력 서비스를 무조건 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미 고객사들이 장비를 구매해 알아서 잘 운영하는 독일, 미국은 몰라도 국내는 장비를 구매하지 않은 고객사들이 많아 출력 서비스를 제공해 3D프린팅 가치를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쓰리디팹 관계자는 “이오에스가 중국에 진출해 안착한 전략도 먼저 서비스 혁신센터를 설립해 기업들에 우수한 출력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라며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 이유로 우수한 3D프린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기업을 찾아 함께 서비스 혁신 센터를 설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D프린팅 출력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비 개선점을 발견하고 3D프린팅 공정 기술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3D프린팅 기술은 장비와 소재 특성, 출력 방식 등 출력물 품질을 가르는 변수가 많아 고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자동차, 항공우주, 발전소 등 안전과 관련된 핵심 제품을 3D프린팅할 수 있는 기업은 한정돼있다.

김 부사장은 “3D프린터 등 장비 개발사 입장에선 출력 서비스를 통해 개발한 장비를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출력 서비스 시장이 3D프린팅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3D프린팅 서비스 시장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28%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2년 시장 규모는 130억 달러(약 15조원)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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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팅 전문 시장조사업체 홀러스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2016년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부품 생산 시장 규모는 21억7천만 달러(약 2조4천274억원)로, 17억7천만 달러(약 1조9천799억원)인 장비 시장 규모를 앞지르고 있다.

3D프린팅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선 이미 3D프린팅 서비스 시장이 장비 시장보다 크다. 국내서는 장비나 소프트웨어 시장이 더 크지만 시간이 지나고 3D프린팅 산업이 성숙해지면 서비스 시장 규모가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