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모습을 방송하세요.’ 이 문구로 수백만의 사람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자신이 사는 세상을 공유했다. 그 결과 초기 유튜브는 다양한 콘텐츠가 한데 모여 괴팍하게까지 느껴지는 플랫폼이었다. 유튜브 메인 화면에 어떤 영상이 올라오게 될지 예측조차 할 수 없었고, 덕분에 우연한 재미를 발견할 기회가 많았다. 그러나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 여느 생태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경쟁은 미묘한 긴장감을 조성했고, 사람들은 틈새시장을 찾아 나섰다.” (162~163쪽)
구글이 지난 2006년 10월 16억5천만 달러에 유튜브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엄청난 비판이 쏟아졌다. 지나치게 비싸게 샀다는 비판부터, 문제 많은 콘텐츠들 때문에 구글이 골머리를 썩일 것이란 우려까지 온통 부정적인 평가 뿐이었다.
유튜브에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다는 이유로 ‘잘못된 인수’라고 평가하는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유튜브가 구글의 가장 성공적인 선택 중 하나란 사실이 증명되기까진 그리 긴 세월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 이후 불어닥친 동영상 바람에 힘입어 유튜브는 이젠 구글 뿐 아니라 세계 모바일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한 때 불법, 음란 콘텐츠의 온상으로 낙인 찍혔던 유튜브는 어떻게 이런 혁명적인 변신이 가능했을까?
유튜브의 콘텐츠, 광고영업, 마케팅, 크레에이터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로버트 칸슬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가 쓴 ‘유튜브 레볼루션’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1인 크리에이터들의 천국으로 꼽히는 유튜브만의 전략과 새로운 수익 모델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들려준다. 또 유튜브가 바꾼, 그리고 바꾸어갈 미디어 혁명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소개해준다.
유튜브에 대한 책들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유튜브 혁명의 한복판에 있던 사람이 직접 썼다는 점에서 비슷한 다른 저술들에선 쉽게 만나기 힘든 통찰들이 곳곳에 배어 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관찰은 유튜브의 기본 메커니즘과 철학에 정통한 사람이 아니면 쉽게 내놓기 힘들다.
어떻게 보면 조회 수는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지닌 특별함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장치라 할 수 있다. 조회 수 시스템 탓에 유튜브에서 중요한 것은 많은 사람이 시청한 동영상이라는 인식이 생겨난다. 그러나 온라인 영상의 진정한 힘은 누군가가 단순히 시청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해당 크리에이터의 다른 영상도 보고, ‘좋아요’ 버튼을 누르고, 의미 있는 코멘트를 남기고, 앞으로 업로드될 영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구독을 선택하고, 관련 캐릭터의 셔츠를 사거나 팬미팅에 참여하고, 더 나아가 시청자에 머물지 않고 자신만의 영상을 제작하는 데서 나온다. (67쪽)
이 책엔 또 ‘한류’ 열풍을 주도한 SM의 콘텐츠 전략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잠깐 스쳐지나가는 내용이긴 하지만, SM이 한류 콘텐츠 세계화에 성공한 이면에 유튜브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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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1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많다.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이나, 아니면 유튜브 현상의 기본 등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유튜브 레볼루션’을 통해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로버트 킨슬 외 지음/ 신솔잎 옮김, 더퀘스트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