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이후부터는 1만원을 초과하는 기프티콘 등 모바일 상품권에도 인지세가 붙는다. 모바일 상품권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종이상품권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정부의 결정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모바일 상품권으로 2만원대 케이크를 사도 인지세가 붙는 만큼, 이중과세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재부는 종이 상품권과의 과세형평성 문제를 감안해 1만원 초과 모바일 상품권에 대해 과세를 결정했다. 모바일 상품권은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에서 자주 거래되는 기프티콘 등을 말한다.
인지세는 1만원에서 5만원까지는 200원,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는 400원, 10만원 초과는 800원으로 측정됐다.
기획재정부는 "1만원 이하 모바일 상품권은 청소년 등이 주로 이용하고, 발행업자가 대부분 소규모 영세업자인 점을 감안해 인지세 부과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카카오나 SK플래닛, NHN엔터테인먼트 등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체는 법 개정에 따라 준수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모바일 상품권 시장 위축이나 이용자 부담이 증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지세로 인해 당장 소비자가 내야 하는 모바일 상품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바일 상품권 판매업체가 정부의 과세로 인해 브랜드 수수료나 판매처 입점 수수료 등 정책 조정을 하게 되면, 추후 상품 단가가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구두 상품권은 비자금이나 위조 등 음성화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에 투명한 발행과 유통을 위해서 정부가 상품권을 발행하고 관리해왔던 것이 아닌가"라며 "모바일 상품권은 온라인상에서 결제나 유통이 이뤄져 기록에 남고, 대부분 3만원 미만의 소액 상품권이라 음성화 할 우려가 낮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상품권 대부분은 소액의 생활 밀착형 물품을 구입하는데 쓰이고 있고, 부가가치세가 이미 포함돼 있는데 여기에 인지세가 추가되면 이중과세라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상품권에 대한 인지세 기준이 지류 상품권과는 다르게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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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부가 언급한 것 처럼 종이 상품권은 대부분 대기업 브랜드사가 직접 발행하지만, 모바일 상품권 사업자 대부분은 소규모 영세업자인 만큼, 5만원 이상 금액형 모바일 상품권에 인지세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해 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상품권에 대한 인지세 부과는 기존 산업과 시장의 잣대로 혁신을 규제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