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2Q 희비 가른 건 스마트폰

2천68억원 vs 134억원…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아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7/25 18:18    수정: 2018/07/26 08:24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희비가 극명히 엇갈려 주목된다.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2천68억원과 134억원으로, 약 15배 정도 차이가 난다.

스마트폰을 넘어 대부분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호황 덕을 본 삼성전기는 5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2천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에 주력하는 LG이노텍은 영업이익이 절반이나 깎였다.

다만, 이는 LG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전기도 MLCC를 제외하고 카메라 모듈·기판 사업은 나란히 실적이 감소했다.

즉, 스마트폰 시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부품 사업은 양사 모두 나란히 하락세를 걷고 있다는 신호다.

삼성전기

25일 삼성전기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조8천98억원, 영업이익 2천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3년 이후 5년 만의 최고 기록이었다. 삼성전기는 이를 "고부가 MLCC 판매량이 확대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2분기 세부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와 올해 1분기에 이어 MLCC 호황이 견고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MLCC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컴포넌트 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0%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분기 4.1%에서 올해 11.4%로 급증했다.

다른 사업부의 실적과 비교해봐도 컴포넌트 사업부의 2분기 성적표는 호실적이다. 카메라 모듈과 스마트폰 기판 사업을 각각 담당하는 모듈 솔루션 사업부와 기판 솔루션 사업부는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27%, 6% 줄어들었다.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 부진 여파가 상당했다는 의미다.

MLCC는 거의 대부분의 전자 제품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콘덴서의 한 종류다.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MLCC 수요가 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들어 자율차, 5G 등의 수요가 증가해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어서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 매출액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2위(21%)를 차지했다.

LG이노텍

같은 날 LG이노텍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325억원)보다 58.8% 감소한 133억9천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업계는 이같은 실적 하락 원인에 대해 "LG이노텍의 '북미 주요 고객사'로 통칭하는 애플의 아이폰 신규 물량 감소에 따른 재고 조정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LG이노텍이 애플에 공급하는 부품은 카메라 모듈이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텐)'에 LG이노텍의 부품이 독점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카메라 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는 최근까지도 LG이노텍에서 영업이익 비중의 약 80% 이상을 차지해 왔다. 바꿔 말하면, 전체 사업 비중이 카메라 모듈 사업에 지나치게 치우친 셈이다.

이는 애플 뿐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체가 지난해부터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0.8% 감소한 14억6천만 대를 기록, 스마트폰 등장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 가격 상승과 교체주기가 길어진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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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후의 실적 전망은 양사 모두 밝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단은 하반기에 삼성전자, 애플 등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규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각 사의 모듈·기판 사업부의 실적도 개선이 예고됐다.

삼성전기는 대화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증가할 것에 대비해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을 본격 양산한다고 밝혔다. LG이노텍도 올해 들어 자외선 발광다이오드(UV LED), 열전반도체라는 2개의 굵직한 신규 먹거리 사업을 발표하며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