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가족결합 요금에 집중하는 이유

데이터 제공 늘려도 락인 효과로 비용절감

SK텔레콤이 가족결합에 방점을 두고 요금제를 개편한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면서도 가족결합을 통해 가입자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를 늘려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18일 SK텔레콤이 출시한 T플랜 요금제는 온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데이터 이용량을 늘린 점이 주요 특징이다.

SK텔레콤이 새롭게 선보인 요금제는 총 5종으로 고가 상위 요금제는 가족 간 데이터 자동 공유를 가능케 했다. 기존 온가족 할인도 중복으로 적용할 수 있다. 기존 가입자를 묶어두는데 공을 들였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LTE 가입자만 2천300만여명을 거느리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후발 이통사보다 1천만명 가까이 LTE 가입자가 많다.

즉, 가족결합 강화를 통해 기존 가입자 이탈을 막는 동시에 신규 가입자 유치에 쓰이는 비용을 아끼겠다는 전략이다.

■ T플랜 가족결합 할인효과 살펴보니

실제 이날 출시된 요금제를 통해 4인 가족 기준으로 데이터 제공량을 약 2배로 늘리면서 납부비용은 줄일 수 있는 계산이 나왔다.

기존 4인 가족이 월 6만5천890원의 퍼펙트 요금제, 5만1천700원의 3.5G 요금제, 5만6천100원의 6.5G 요금제, 3만1천원의 주말엔팅세이브 요금제를 이용할 경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은 81.8GB다.

이 가족이 T플랜 패밀리(7만9천원), 스몰(3만3천원), 스몰, 주말엔팅세이브로 변경할 경우 데이터 제공량은 153.2GB로 대폭 늘어난다.

4인 가족 중 두명이 월 5만원대 요금제에서 월 3만원대 요금제로 낮우고, 한 명이 6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요금제를 바꾸면서 매월 20GB 데이터의 공유까지 가능해진다.

이 경우 4인 가족의 통신비는 기존 20만4천690원에서 17만6천원으로 약 15% 줄어든다. 또 가족 모두 25% 선택약정할인을 받을 경우 기존 15만3천518원에서 13만2천원으로 줄어든다.

또한 온가족 할인을 통해 각각의 요금을 더욱 줄일 수도 있다.

■ 1위 통신사 집토끼 지키기 강화

패밀리 요금제 외에 인피니티 요금제를 쓰는 가입자가 가족 중 한 명만 있으면 데이터 공유량이 20GB에서 40GB로 늘어난다. 또 가족이 공유 데이터를 소진해도 QoS를 통해 데이터 이용에 과금이 사라지고, 뮤직메이트 음원도 제공된다.

아울러 가족끼리 데이터를 공유할 때 가족관계증명 서류를 제출하지 않고 MMS 인증으로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가입자 가운데 가족 이용자는 약 1천600만명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1천600만 가족 이용자 범위에 묶이지 않더라도 가족관계증명 없이 MMS 인증 만으로 실제 가족이 아닌 친구와 지인 등 결합할인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 약정과 유선 결합상품 외에 무선 결합 만으로 가입자를 경쟁사에 내주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후불 요금제 기준으로 국내 통신업계 해지율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 이를 낮추면 마케팅 비용이 대폭 감소될 수 있다”며 “가입자가 가장 많은 SK텔레콤과 같은 1위 사업자는 후발 통신사보다 결합을 통한 락인 효과로 얻을 수 있는 비용 절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