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네이버가 검색엔진 회사인 첫눈을 350억원에 인수했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개발한 팀이 바로 첫눈 멤버였다. 현재 라인은 기업가치 12조~13조로 성장했고, 네이버도 그 때보다 5~6배 시가총액이 커졌다. VCNC 인수를 계기로 우리가 잘 되면 이런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재웅 쏘카 대표는 17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커플앱 ‘비트윈’ 개발사인 VCNC 인수를 계기로, 모빌리티 분야에서 네이버 라인과 같은 성장을 이루겠다고 자신했다.
첫눈은 네이버가 2006년 인수한 검색엔진 회사다. 라인플러스 수장이자 네이버 최고글로벌책임자인 신중호 대표는 첫눈을 개발한 핵심 개발자다. 해외에서 고전하던 네이버에게 라인은 일본, 태국 등에서 글로벌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준 핵심 자산 중 하나다.
■ "비트윈 데이터·기술 역량으로 쏘카 고도화"
이재웅 대표가 첫눈을 언급한 이유는 지난 16일 발표한 VCNC 인수 배경과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2012년 카셰어링 서비스인 쏘카를 출시해 올해 보유 차량 1만대를 돌파했지만, 여전히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는 시작 지점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새로운 추진력을 VCNC가 갖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 처리 능력과, 기술 기반 역량을 쏘카에 접목시킨다는 계획이다.
VCNC의 비트윈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2천6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하루 10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누적 920억개 이상의 메시지와 24억 이상의 사진이 커플 사이에 오갔다. 앱 다운로드 절반 이상이 일본, 싱가포르, 대만, 태국에서 발생했다.
쏘카는 VCNC 지분 100%를 인수해, 비트윈 운영으로 쌓인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쏘카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고도화는 물론, 이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전체적인 비용 효율화를 통해 쏘카가 갖고 있는 낮은 수익 측면에서도 개선점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VCNC는 창업자 박재욱 대표 체제 그대로 가되, 조직을 반으로 나눠 한쪽은 쏘카 등 모빌리티 서비스 고도화에, 나머지는 비트윈 서비스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재웅 대표는 “쏘카가 카셰어링 시장에서 아주 차별적이거나 혁신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모빌리티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실현하자는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서비스를 최적화 하고 효율화 하는 목적도 있지만, 이동의 모든 것을 하는 모빌리티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이유가 더 크다”며 “기술과 데이터로 사용자와 접점을 만들고 서비스 하는 회사 중 VCNC 정도의 기술력과 서비스 경험을 가진, 또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팀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재욱 대표는 “쏘카와 VCNC는 인적 시너지가 상당히 크고, 많은 데이터가 접목되면서 더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쏘카와 비트윈 모두 20~30대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상호 마케팅 등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 "올해도 수익 실현보다는 과감한 투자"
이재웅 대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수익 실현보다는 과감한 투자로 더 빠른 성장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뤘다고 판단, 좀 더 과감한 투자로 기술 보완과 서비스 품질을 높여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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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을 다진 뒤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 대표는 “VCNC와 신규 서비스도 같이 만들고, 모빌리티 혁신을 빠르게 할 것”이라며 “동남아 등 해외 쪽에서는 쏘카 모델이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유럽처럼 차를 많이 갖지 않아서인데, 한국에서 빠르게 혁신을 이루고 자리를 잡은 뒤 동남아 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