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소송, 'UI 디자인'서 승부났다

美 배심원들 "둥근모서리-베젤은 일부로 간주"

홈&모바일입력 :2018/05/26 22:40    수정: 2018/05/26 22:4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삼성과 애플의 운명을 가른 것은 아이폰 전면 디스플레이에 아이콘을 배치한 특허(D305)였다. D305 특허권은 아이폰 전체 제품과 분리할 수 없다고 판단한 배심원들은 삼성에 거액의 배상금을 안겨줬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지난 24일(현지 시간) 삼성과 애플 간 특허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삼성에 5억3천900만 달러 배상금을 부과한다고 평결했다.

이번 재판 시작 전 삼성이 애플 디자인 특허 침해 혐의로 부과받았던 배상금 3억9천900만 달러보다 1억4천만 달러가 늘어난 금액이다.

삼성과 애플 소송에서 배심원장을 맡은 케이브 브라보. 올해 35세인 브라보는 미국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사진=씨넷)

■ "GUI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로 볼 수 없다"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왔을까?

씨넷에 따르면 배심원들은 둥근 모서리(D677)와 둥근 모서리에 베젤을 입힌 디자인(D087) 등에 대해선 삼성 주장을 수용했다. 따라서 두 디자인 특허는 아이폰과 분리할 수 있는 부품이나 다름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화면에 아이콘을 배치한 D305 특허는 다르게 받아들였다.

배심원장인 케이트 브라보는 씨넷과 인터뷰에서 “그래픽 이용자 인터페이스(GUI)는 단순한 디스플레이 화면 이상이다”면서 “따라서 아이폰과 분리할 어떤 의미 있는 방법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삼성과 애플 특허소송 배심원들이 배상금액을 적은 용지. (사진=씨넷)

올해 35세인 브라보는 미국 서점 체인인 반스앤노블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에서 일하고 있는 또 다른 배심원 크리스틴 칼데론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그는 특히 디자인이 우선이라는 애플 정서에 상당히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씨넷이 전했다.

칼테론은 씨넷과 인터뷰에서 “나는 그 과정을 잘 이해한다.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에서 삼성과 애플은 자동차 비유를 동원해서 배심원을 설득했다.

■ "자동차 컵받침대는 일부" vs "폭스바겐 베끼면 외부 디자인만 배상할거냐?"

삼성 측은 자동차 컵 받침대 디자인을 침해했을 때 전체 자동차 판매 수익을 배상하도록 하는 건 부당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반면 애플은 어떤 자동차 업체가 폭스바겐 디자인을 베꼈을 때 외부 디자인에 대해서만 배상토록 할 거냐는 질문을 던지면서 배심원들을 설득했다.

결국 배심원들은 애플 측의 주장에 훨씬 더 강하게 공감하면서 삼성에 비교적 거액의 배상금을 부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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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이번 재판에서 루시 고 판사가 배심원 평결의 기준으로 제시한 4단계 요소가 오히려 쟁점을 더 혼란스럽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루시 고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디자인 특허 배상금 액수를 산정하기 위해선 디자인 특허의 범위 전체 제품에서 차지하는 정도 등 네 가지 요소를 기준으로 배상금을 산정하도록 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