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5G 세계 최초 상용화를 앞둔 한국시장을 정조준하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춘 화웨이가 세계 첫 5G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 3사는 화웨이를 포함해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사에 5G 관련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 화웨이, 세계 첫 5G 상용화 시장 도전장
이번 제안 요청서에는 5G 상용망 구축 계획을 반영한 3GPP 표준 기반의 5G 상용시스템 요구사항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결정된 NSA 표준을 따르되 향후 결정될 SA 표준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적절한 분야에 국내 중소기업 장비들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일단, 업계는 도입비용 측면에서 화웨이가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하지만 지난 2013년 불거졌던 보안 이슈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3년 LG유플러스는 LTE 서비스를 위해 화웨이 장비 도입을 추진했지만 주한미군의 정보유출을 문제 삼은 미국 정부의 우려로 인해 제한적으로 장비를 도입한 바 있다.
실제, 미국 국방부의 경우 해킹 가능성을 이유로 미군기지에서 화웨이와 ZTE의 휴대전화 판매를 금지키도 했다.
이에 대해, 화웨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170여국 소비자들이 자사의 제품과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논란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또한 "화웨이는 2015년 영국 정부로부터 네트워크 보안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받았다"고 말했다. 영국 국가안보보좌관실은 화웨이가 영국 옥스포드셔 주 밴베리에 구축한 '화웨이 사이버 보안 평가 센터(HCSEC)'의 1년 간 활동을 분석하고 이같은 결론을 내린 바 있다.
■ R&D 경쟁력 무기
화웨이가 경쟁력을 갖춘 것은 비용뿐만이 아니다. 공격적인 R&D 투자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화웨이는 전체 매출액 6천36억위안(약 102조원)의 15%인 897억위안(약 15조원)을 R&D에 투자했다. 매출이 화웨이의 두 배인 삼성전자(239조원)의 R&D 투자액 16조원과 비슷한 규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아마존(161억달러), 알파벳(139억달러)에 이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R&D 투자규모를 기록했다. 그 뒤를 화웨이가 바싹 추격한 것이다.
한편 같은 글로벌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의 지난해 R&D 투자규모는 49억2천만유로(약 6조3천억원), 에릭슨은 43억유로(약 5조5천억원)를 기록했다.
또한 화웨이 직원 18만명 중 45%인 8만명이 순수 연구개발인력이다.
켄 후 화웨이 순환 회장은 "화웨이는 향후 10년 동안 매년 100억달러 이상을 R&D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국 시장 특수성도 변수
한 장비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특수하게 맞춰야 하는 요구사항이 많아 까다롭다"고 말하면서 "아직 표준도 다 정해지지 않았는데 한국 기업에서 요구하는 대로 맞춰 생산했다가는 전세계에 팔지 못하게 되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기술 수준은 빠르지만 시장이 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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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화웨이가 내년 한국에서 5G 최초 상용화에 참여하지 못한다고 해도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2년 중국 5G 상용화가 남아있다. 화웨이로서는 더 큰 시장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화웨이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레퍼런스를 만들기 위해 한국의 5G 상용화에 참여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