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발전 모델 제시한 대한민국 ICT

KT 기가 아일랜드 1년…오지에 꽃피운 자생 발전

방송/통신입력 :2018/05/10 14:05    수정: 2018/05/14 13:27

<콕스 바자르(방글라데시)=박수형 기자> KT의 ICT 기반 사회공헌 활동이 국내를 넘어 방글라데시에 꽃을 피웠다.

KT는 10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모헤시칼리 섬에서 기가 아일랜드 출범 1주년 행사를 열고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했다.

방글라데시 ICT부, KT, 국제이주기구(IOM)가 공동 주관한 이 자리에는 정명곤 KT 지속가능경영담당 상무, 강현정 KT그룹 희망나눔재단 본부장, 페피 시디크 IOM 대표, 모하매드 아불 깔람 모헤시칼리섬 군수를 비롯해 주민 1천여 명이 참석했다.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와 같은 ‘기가 스토리’는 기가 인프라에 ICT 솔루션을 적용해 도서, 산간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KT의 공유가치창출(CSV) 프로젝트다.

방글라데시 기가 아일랜드는 해외 첫 기가 스토리로 방글라데시 ICT부, IOM,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현지 NGO 등 민간과 공공이 힘을 합쳐 지난해 4월 말 출범했다.

■ KT ICT로 다시 태어난 방글라데시 오지

모헤시칼리 섬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차로 10시간, 다시 모터보트를 20분 타고 가야하는 오지다. 그만큼 통신 인프라가 열악할 수 밖에 곳이다.

앞서 현지 정부가 컴퓨터를 보급해도 무용지물로 방치했던 섬이다.

기가 스토리를 통해 열악한 지리적 위치와 인프라, 더딘 경제 발전 속도의 오지 마을은 기가 네트워크와 ICT 솔루션을 도입하면서 생활 전반이 개선됐다.

아이들은 마을회관에서 인터넷으로 숙제를 하고 자원봉사 선생님과 VR과 AR을 체험하고 있다. 학교에서는 원격으로 화상 교육이 이뤄지고, 학생 책상마다 컴퓨터가 놓이면서 인터넷을 활용한 수업이 진행된다. 육지의 병원을 찾기 어려웠던 점도 ICT로 해결했다.

특히 지리적 제약 때문에 상거래 활동이 쉽지 않던 모헤시칼리 섬의 청년 사업가들은 기존보다 3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지역사회의 빈곤을 딛고 일어나 사회경제 발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국가 개발 정책인 ‘디지털 방글라데시 2021’ 맞춰 ICT 기반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퍼주기가 아닌 주민들의 자생적인 발전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 IT 공부방으로 거듭난 섬마을 회관

모헤시칼리 섬은 인프라가 열악해 인터넷 접속 자체가 어려웠지만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KT의 네트워크 구축과 지원을 통해 최대 100Mbps 속도의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인터넷 속도 0.2Mbps 수준의 인터넷 접근 환경이 대폭 개선된 셈이다.

공공 와이파이가 제공되는 마을회관 ‘IT 스페이스’에는 하루 평균 100여 명의 주민과 관광객이 방문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한다.

방글라데시 복지부는 IT 스페이스에서 주민들을 위해 3개월 과정의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의 수료 주민들은 수백 명에 달한다.

또 학생들은 IT 스페이스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숙제를 하고, 동영상 강의로 심화 학습을 하고 있다.

모헤시칼리 섬 ‘IT스페이스’에서 주민들이 IT교육을 받고 있다.

KT는 모헤시칼리 섬의 초등학교에 화상회의 솔루션 ‘케이박스(K-Box)’를 지원하고 현지의 화상교육 전문기관 자고(Jaago) 재단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개 초등학교 총 1천200여 명의 학생들이 화상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학업 수준은 지속 향상되고 있다.

KT는 올해 화상교육을 10개 학교 대상으로 확대했으며,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기증한 중고 컴퓨터 50대를 교사들에게 지급했다.

포키라고나 공립학교 교사인 라비울 호싸인 씨는 “학생 수가 많다 보니 효율적으로 수업하기 위해 인터넷은 활용 가치가 크다”면서 “이전에는 PC도, 인터넷 연결도 제한적이라 교과서로만 수업을 했지만 이제는 인터넷으로 풍부한 자료를 준비하고, 수업 시간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모바일 원격 의료부터 온라인 상거래까지

KT는 의료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모헤시칼리 섬에 ‘모바일 초음파기’와 ‘혈액분석기’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이슬람 문화 특성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임산부 등 모바일 초음파를 통해 육지로 나가지 않고도 한 달 평균 150여 명의 환자가 적합한 진료를 받고 있다.

모헤시칼리 섬의 유일한 종합병원 의사인 모하매드 사자드 호싸인 쵸듀리 씨는 “작년 복통을 호소하던 임산부의 아기가 거꾸로 누워있는 것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급 병원에 이송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었다”며 “의사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모헤시칼리 섬에 꼭 필요한 서비스다”고 밝혔다.

인터넷 서비스가 거의 불가능했던 섬에서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된 점이 눈에 띈다.

모헤시칼리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시장 가격 정보가 제한적이고, 섬이라는 물리적인 제약 때문에 중간 거래상에게 높은 수수료를 내고 농산물을 유통해왔다.

이에 따라 KT는 KOICA와 함께 온라인 사이트를 구축해 농산물 유통판로를 개척하는 등 현지 청년 사업가들의 전자상거래 사업을 지원했다.

기가 아일랜드 프로젝트 1년이 지난 후 모헤시칼리 섬의 특산품인 마른 생선은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중간 마진을 떼고 기존 대비 3배 이상의 순수익을 얻고 있다.

전자상거래 오프라인 물류센터에서 청년 사업가들이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거래할 모헤시칼리 섬 특산품의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나아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모헤시칼리 섬 주민들은 수도인 다카의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 거래에 나섰고, 올해 말부터 방글라데시 전역에 판매 창구를 넓힐 예정이다.

청년 사업가인 모하매드 유서프 씨는 “온라인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농부를 설득하고 질 좋은 상품을 수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생산자들에게 정당한 수익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모헤시칼리 상품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모헤시칼리 섬의 모하매드 아불 깔람 군수는 “우리 섬에서 도시와 같은 품질의 인터넷을 이용하게 되어서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 동안의 지원에 감사 드리며 기가 아일랜드로 더 많은 주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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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주 KT 지속가능경영단장은 “KT가 2014년 10월 국내에서 시작한 기가 스토리는 다양한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면서 “방글라데시에서도 여러 기관과 함께 화합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국민기업 다양한 글로벌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민간 사절단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