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아이폰 부진 직격탄…순익 적자전환

영업익 전년比 4분의 1토막…"곧 회복할 것"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8/04/24 17:50    수정: 2018/04/24 17:54

애플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이 해당 제품의 판매 부진으로 올해 1분기 예상보다 훨씬 저조한 실적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애플 의존도'가 높은 광학솔루션 사업부문의 수익 감소 여파가 컸다는 분석이다.

24일 LG이노텍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6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4.8% 줄었다고 공시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같은 기간 매출은 1조7천205억원으로 4.6% 소폭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97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업계는 LG이노텍의 1분기 실적에 대해 증권가의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는 '어닝 쇼크'라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실적 발표일에 앞서 LG이노텍이 1분기에 매출 1조8천억원대, 영업이익은 330억원대를 거뒀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가량 감소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LG이노텍 로고.

이날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LG이노텍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0% 가량 감소해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이 당초 우세했다"면서 "그러나 영업이익이 75% 가까이 줄어 예상을 빗나갔다. 반토막이 아니라 4분의 1토막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는 애플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LG이노텍의 상황상, 아이폰X(텐)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애플에 카메라모듈과 3차원(3D) 센서 등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광학솔루션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1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51% 감소한 매출을 올렸다.

다만, 이에 대해 LG이노텍 측은 "듀얼 카메라모듈 등 고사양 제품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증가했지만 사업 특성상 부품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비수기에 진입하며 전분기 보다는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LG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G7'의 출시가 미뤄진 점도 LG이노텍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이노텍이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대비 4분의 1가량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료=LG이노텍)

업계는 LG이노텍에 대해 애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는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에서 해외 주요 고객사의 비중이 높은 수준"이라며 "이 부품의 기술 변화와 수주 실적에 따라 LG이노텍 실적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LG이노텍이 1분기 이후 실적을 차츰 회복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관련기사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략거래선의 올해 신형 스마트폰(3개)는 디스플레이로 구분하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2개, 액정표시장치(LCD) 1개인 가운데 모두 3D 센싱 카메라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LG이노텍은 이 분야의 주력업체로, 70~75%의 공급을 담당한다"고 밝혔다.

또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의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 연구원은 "LG전자가 시장 점유율 1위인 오스트리아 ZKW를 최종적으로 인수하면 LG이노텍이 자동차 헤드램프,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 카메라모듈 등 신규 공급으로 추가적인 매출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