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이 자초한 논란에 조직만 '흔들'

다섯 달만에 또 인사·조직혁신 TF가동

금융입력 :2018/04/11 17:52    수정: 2018/04/11 18:02

금융감독원이 또다시 경영혁신 전담반(TF)을 구성한다.

김기식 금감원장과 관련된 논란이 좀체 불식되지 않는 가운데, 금감원의 적극적인 개혁 의지를 보이겠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외부 인사를 영입해 발표한 '인사·조직 문화 혁신 TF' 결과를 발표한 지 5개월 여만에 또 인사·조직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나서면서 금감원 직원들은 피로감을 호소한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뉴스1)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간부회의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은 개혁 의지를 보이기 위해 금감원의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며 경영혁신TF 구성을 지시했다.

김 원장은 "취임 당시 금융감독기구로 금감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 과제로 천명했던 조치"라면서 "본연의 책무를 제대로 수행해 신뢰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직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 체재 하의 경영혁신 TF는 인사혁신반과 조직혁신반으로 구성되며 약 3개월간 운영된다. 금감원의 민병진 기획·경영 부원장보를 중심으로 기획조정국장과 인적자원개발실장이 간사를 맡는다. 세부적으로 인사혁신반에선 ▲인력 운영 방식 효율화 ▲직원 전문성 제고 ▲인사 제도 및 근무환경 개선 등을 추진하며 조직혁신반은 ▲핵심 업무 역량 강화 ▲내부 소통·협업 활성화 등 조직성 제고 ▲일하는 방식과 같은 조직 문화 개선 등이다.

올해 2월 조직 개편이 완료됐는데도 불구 김기식 원장의 지침 탓에 또다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조직 개편은 없을 것이며, 일하는 방식을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봐달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국민적 신뢰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항변한다. 최근 터진 삼성증권의 '유령 주식'이 실질적으로 거래돼 피해를 본 피해자를 제대로 구제할 수 있는 지, 보험사와의 권력 차로 제때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금융소비자들을 위한 방안을 찾는게 우선이라는 게 직원들 얘기다. 현재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거래 사건은 국민청원을 건의한 인원이 20만명을 넘어,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사건이다.

관련기사

특히 한 직원은 "금감원의 신뢰가 흔들리는 게 일부 금감원 직원들의 비위 행위도 있지만, 금감원장이 자초한게 아니냐"며 "조직을 들었다놨다 하면 분위기가 어수선해진다"고 말했다.

김기식 금감원장은 국회 정무위원 시절 부적절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에 휩싸였으며, 청와대는 이를 조사한 결과 국민적 정서와는 맞지 않지만 해임 정도의 건은 아니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