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GDPR 대비 전에 데이터 처리 규칙부터 만들라"

알리 보라(Ali Bohra) 어도비 오디언스매니저 전략 및 제품마케팅 디렉터

컴퓨팅입력 :2018/04/03 11:20

"기업들에게는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 규제준수 이전에 데이터를 다루는 명확한 규칙(Rule)이 필요하다.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 쓸 수 있는지 적절히 통제하는 게 선결과제다."

어도비가 오는 5월 이후 유럽연합(EU) GDPR 전면시행을 앞둔 기업들에게 당장 조직내 데이터처리규칙부터 만들라고 조언했다. 기업의 데이터기반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어도비 디지털마케팅 솔루션 담당 임원의 메시지다.

알리 보라(Ali Bohra) 어도비 오디언스매니저 전략 및 제품마케팅 디렉터는 지난달 2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어도비서밋2018' 2일차 현장에서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GDPR 대비 차원에서 국내외 기업에 필요한 조치와 그와 관련된 어도비의 역할을 제시했다.

GDPR은 EU의 프라이버시 보호법이다. 지난 2016년부터 2년간 뒀던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5월 25일 전면시행된다. 그 목적은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과 비슷하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도입한 개념, 의무 준수를 요구하는 대상, 의무를 강제하는 수단은 상이하다.

GDPR은 기업 소재지가 EU지역 안에 있을 경우는 물론, EU지역 밖에 있더라도 EU 지역 시민의 개인정보를 일정규모 이상 직접 다루거나 다른 사업자로부터 그 처리를 위탁받은 업체에 규정 준수 의무를 지운다. 기업은 규정 위반 유형과 정도에 따라 세계 연매출 4% 벌금을 문다.

그런데 GDPR 규정을 충족하는 '모범답안'은 아직 현실에서 찾기 어렵다. EU 당국에서도 규정의 세부 이해와 적용을 돕는 '가이드라인'을 최근까지 추가 작성해 내놓고 있다. EU 지역 안팎에서 개인정보를 다루는 기업들에게 불과 수십일 남은 GDPR의 전면시행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보라 디렉터는 이런 기업들에게 해줄만한 조언이 있느냐는 물음에 일단 GDPR의 작동 방식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알리 보라(Ali Bohra) 어도비 오디언스매니저 전략 및 제품마케팅 디렉터

"GDPR 규정은 기업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때, 어떤 데이터를 보유했는지, 어떤 데이터를 삭제해야하는지, 어떤 데이터 보유를 철회해야 하는지, 크게 이런 3가지 의무를 정의하고 있다. 기업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고객의 요청에 따라 이 3가지 측면에 대응할 책임이 생긴다. 그리고 GDPR의 어떤 규정을 준수해야 하느냐는 기업이 어느 지역의 어떤 (산업) 영역에서 어떤 비즈니스를 수행하느냐에 달렸다."

사실 어도비가 기업들에게 대세로 밀고 있는 '디지털마케팅' 전략은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 보유, 활용을 전제한다. 디지털마케팅 전략을 도입한 기업들은 거의 예외 없이 EU 지역에서 GDPR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도비는 그런 고객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3종류의 데이터가 있다. 특정인의 '이름'처럼 당사자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개인식별정보(PII), 개인의 임신여부나 질병 등 건강정보같은 '민감정보', 그리고 웹서핑시 브라우저에 저장되는 쿠키값 같은 '익명정보'다.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목적에 따라 그런 각각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툴을 제공한다. 먼저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를 고객사가 어떻게 활용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의 말처럼 간단할지 의문이 뒤따른다. 기업은 디지털마케팅 전략에 따라 개인정보, 민감정보, 익명정보 등 여러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프로파일(customer profile)'을 만들고 타깃마케팅, 맞춤형 또는 개인화 마케팅을 실행하게 된다. GDPR같은 새 규제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많은 마케팅담당자는 모든 데이터를 한 곳에 모아놓고 활용하고 싶어한다. 이 때 (GDPR 규제준수) 선결과제는 적절한 통제, 거버넌스다. 어떤 데이터를 어디에만 쓸 수 있을지, 조직이 정확한 룰을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제3자 수집 데이터를 디스플레이광고에만 쓰겠다든지, 동의를 받은 영역에만 개인정보를 쓴다든지. 결국 기업이 이런 의사결정을 먼저 해야 한다. 우리 역할은 그에 알맞은 솔루션 제공이다."

보라 디렉터가 자신있게 내세운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의 핵심은 오디언스매니저다. 오디언스매니저는 기업이 디지털마케팅을 위한 고객프로파일을 만들고 활용케 해준다. 보라 디렉터는 오디언스매니저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알리 보라(Ali Bohra) 어도비 오디언스매니저 전략 및 제품마케팅 디렉터

"3가지다. 첫째, 고객인텔리전스다. 기업이 고객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얻고 그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둘째, 표준화다. 정보수집 대상이 실제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연령대, 선호도, 거주지 등을 하나의 분류(segmentation)로 만들어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인지 파악한다. 셋째, 분류를 통해 그를 기업의 '고객'으로 인식하고 경험(experience) 제공과 도달을 수행한다. 이게 가장 중요하다."

그가 이어 덧붙인 설명은 오디언스매니저의 특징이다.

"오디언스매니저는 기업이 고객에 '도달'할 수 있도록 분류된 고객을 플랫폼별로 타깃팅한다. 광고주의 요구에 맞춰 (타깃광고 목적으로) 작동하는 디맨드사이드플랫폼(DSP)과, 채널 보유업체를 (광고수익 극대화 목적으로) 지원하는 서플라이사이드플랫폼(SSP) 등으로 타깃팅해 고객에 도달케 해준다. DSP는 검색과 디스플레이광고 위주고, 최근 유망채널로 떠오른 영상단은 별도 분류해 지원하고 있다."

오디언스매니저는 '어도비애널리틱스'와 함께 '어도비애널리틱스클라우드(Adobe Analytics Cloud)'라는 제품으로 묶인다. 어도비애널리틱스클라우드는 기업의 고객프로파일을 생성하는 데이터관리플랫폼(DMP)이다. 고객프로파일은 왜 중요할까.

"(디지털마케팅 실행의 출발점으로) 아이덴티티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여러 채널에서 누군가의 신호를 수집하고 그의 모든 걸 알고 있어야 한다. 그가 웹에 있든, 모바일에 있든, 기업내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상의 데이터로 존재하든, 다 파악했다고 전제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기기별로 여러 채널 안에서 등장하는 누군가가 실은 한 명이란 것도 알 수 있어야 한다. 그가 단일한 인물이라는 걸 알면 이후 그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저녁에 잠들기까지, 언제 어디서 뭘 했는지 알고 그 생활 흐름에 맞춰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유용한 프로파일을 만들 수 있다. 우리는 이걸 '통합프로파일'이라고 부른다."

관련기사

어도비는 통합프로파일을 활용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어도비애널리틱스클라우드, 어도비크리에이티브클라우드, 어도비도큐먼트클라우드, 3가지 클라우드를 통합한 브랜드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Adobe Experience Cloud)'를 제안하고 있다.

"어도비 익스피리언스 클라우드는 검색 및 디스플레이 광고를 지원하는 DSP와 영상, SSP 등을 아우르는 여러 채널의 데이터를 모으고 다른 플랫폼으로 다시 뿌려줄 수 있다. 통합프로파일 생성과 고객 분류, 디지털마케팅을 위한 '데이터 인앤아웃 허브' 역할을 한다. 여기에 포함된 DMP는 언론사같은 미디어 업체의 수익화 전략 근간이기도 하다. 대형 방송사와 케이블TV 등 영상미디어 소유업체, 텍스트 기반의 디지털매거진 소유업체가 고객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