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를 속이는 홈쇼핑사들의 기만행위는 그냥 넘길 수 없다."
약 7개월 동안 공백이 있었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홈쇼핑 소비자 기만행위를 없애기 위해 본격적으로 칼을 빼 들었다. 방심위는 이른 시일 내에 전체회의를 열어 시청자를 우롱하거나 속이는 홈쇼핑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 광고소위원회 "시청자 기만 안 돼…과징금 건의"
방심위는 당초 2주에 한 번씩 개최하던 전체회의를 3주 연속 매주 열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백화점이 임의로 발행한 쿠쿠 밥솥 영수증을 내세워 시청자를 우롱한 GS샵과 CJ오쇼핑, 롯데홈쇼핑에 과징금을 확정했다.
이는 지난 7일 열린 광고소위원회에서 건의된 제재다.
이들 홈쇼핑사들은 쿠쿠 밥솥을 판매하면서 백화점 판매가 대비 저렴한 가격을 강조하기 위해 홈쇼핑사에서 구매한 실제 영수증이 아닌, 쿠쿠 측 직원이 임의 발행한 영수증을 노출하며 판매상품의 저렴함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바 있다.
방심위 측은 "상품판매방송사는 이러한 영수증 사용방식이 관행임을 주장하지만, 이는 판매실적 높이기에만 급급하여 시청자를 속인 기만행위"라며 "명확한 근거 없이 판매실적이 우수하다고 소비자를 부추기는 행위 역시 반드시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4일에는 광고심의소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김치냉장고를 출고가 그대로 판매하면서 많이 저렴한 것처럼 방송한 현대홈쇼핑과 GS샵, NS홈쇼핑에 대해 과징금 부과가 필요하다고 전체회의에 건의키로 결정했다.
이들 홈쇼핑사들은 가장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출고가 그대로 판매하면서 백화점에서 판매중인 고가모델의 가격과 비교하는 내용을 방송해 문제가 됐다.
특히 제품가격이나 사양 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을 출연시켜, 마치 몇 백 만원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강조해 소비자와 방심위원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광고소위원회 소속 위원들은 "해당 업체 직원을 출연시켜 광고를 한 것은 허위 영수증보다 더 심한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청자를 기만한 것이 아니라 사기를 친 것이라고 생각해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의견을 낸다"고 입모아 말했다.
■ 심의 업무 밀린 방심위…과징금 부과 줄예고
방심위는 7개월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최근 1주일에 한 번 광고소위원회를 열고 판매방송이나 방송광고, 방송프로그램 내 광고 효과 등을 심의하고 있다. 심의대상은 시청자 민원 또는 위원회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인지해 안건 작성 후 상정된 안건이다.
의견제시나 권고 등 '행정지도' 건에 대해서는 광고심의소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되고, 방송법 제100조에 따른 '법정제재' 조치 건으로 의결한 것은 방심위 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체회의에 상정해 심의·의결된다.
전체회의에서 최종 제재조치로 의결된 건은 다시 방송통신위원회로 넘어가 해당처분을 요청하게 된다. 방통위로부터 제재조치 등의 명령을 받은 방송사는 지체없이 결정사항 전문을 고지방송해야 한다.
그동안 방심위는 최초 위반이거나 잘 몰라서 실수한 경우엔 주로 행정지도를 먼저 내리고, 같은 사항이 계속해서 위반될 경우에는 법정제재를 내렸다.
그러나 관계자 징계가 계속 내려졌는데도 수정이 안 될 경우나 처음이지만 사안이 중해 관계자 징계 정도로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도 있다.
현재 현대홈쇼핑과 GS샵, NS홈쇼핑은 과징금 부과가 예고돼 있다. 앞으로 예정돼 있는 광고소위원회서도 시청자 기만 행위가 적발돼 심의 안건에 오를 경우 광고소위원회 소속 방심위원들의 결정으로 추가 과징금 제재가 연달아 전체회의에 건의될 수도 있다. 전체회의가 열릴 때 마다 홈쇼핑사들이 과징금 철퇴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강상현 위원장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나가되 불법 유해 정보나 허위 과장 정보는 철저하게 지켜볼 것”이라며 “소비자를 기만해 문제가 되는 부분은 강력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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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삼 위원은 “기본적으로 공익을 추구하는 보도 교양 프로그램과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만든 방송은 구별돼야 한다”면서 "소비자들이 홈쇼핑 방송을 믿고 구매한 뒤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 상품판매 방송 분위기가 만들어질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현재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부지런히 개최하며 밀린 민원에 대해 심의를 하고 있다"며 "오는 26일에 열릴 전체회의에서는 홈쇼핑사들의 과징금 범위가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추후 열릴 전체회의에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