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접목한 스마트폰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사용성과 모빌리티(이동성)를 강점으로 스마트홈 생태계의 허브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LG전자는 오는 26일(현지시간)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의 AI를 강화한 2018년형 V30 모델 공개를 앞두고 13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스마트폰 AI 트렌드'를 발표했다.
LG전자는 이날 1년여 간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공감형 AI' 기능을 접목한 V30 신형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카메라 편의성을 높이는 비전 AI와 음성 인식 기능의 범위를 넓힌 음성 AI가 강화된 게 특징이다.
LG전자 인공지능개발실 1팀장 손주호 책임은 "AI 솔루션이 스마트폰에 적용되면 다양한 서비스와 개인화된 정보들이 결합, 신사업 모델이 생기는 등 더 많은 기회 영역이 열릴 것"이라며 "스마트홈의 허브도 개인화 기기인 스마트폰이 될 것이다. 이번 MWC에서도 스마트폰의 연결 생태계가 얼마나 커졌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AI, 맞춤 UX를 통한 편의성 강화가 핵심"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주어진 목적에 맞는 최적의 행위나 결과를 스스로 판단하는, 말 그대로 기계에 의해 구현된 지능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UX를 향상시키는 데 적용되고 있다.
AI는 추론의 능력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성격으로 구분된다. 스튜어트 러셀 학자에 따르면 위크(약한) AI와 스트롱(강한) AI로 나눠지며, 일각에서는 내로우(협의의) AI와 제네럴(범용의) AI라고 하기도 한다.
내로우 AI는 결국 그 기능을 설계한 인간의 의도 또는 도메인 내에서만 알고리즘에 따라 논리적으로 동작한다. 다양한 음성인식도 결국 인간이 정의한 영역 내에서만 동작하는 것이다. 반면, 제네럴 AI는 이러한 한계를 넘어 인지·추론 능력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학습하고 진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의 AI는 어떨까.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초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AI 서비스부터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시대 초기에는 소비자에게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본적인 역할 수행이 중요하다는 것. LG전자는 이를 '퍼스널 내로우 AI(Personal Narrow AI)'로 정의했다.
손주호 책임은 "스마트폰은 기계가 스스로 학습하는 것보다 단순해도 사용자가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사용자 경험(UX)이 녹아들고 추론을 통해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딜로이트 컨설팅은 AI 현주소에 대해 현재까지는 대부분 내로우 AI가 구현된 것으로 평가한 바 있다. 주어진 영역 안에서 특정한 알고리즘을 통해 얼굴인식, 체스, 계산, 번역 등의 업무에서 인간보다 나은 결과를 수행한다는 것. 이를 통해 올해에는 개인화된 스마트폰 경험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 책임은 "현재의 AI 수준은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 판단하는 스트롱 AI 보다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개인화 기기인 스마트폰이 트렌드의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스마트 생태계 허브는 폰, 개방형 전략 고수할 것"
맥킨지의 2017년도 AI 분야별 투자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여러 AI 분야 중 컴퓨터 비전과 자연어 처리 분야가 전체 AI투자 금액에서 1·2위를 차지한다. 전체의 60%가 해당 분야에 투자되는 셈이다. 이에 스마트폰도 보거나 말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한 AI가 발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선 비전은 인간의 인지능력, 즉 무엇인가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사진 촬영을 통한 검색, 쇼핑이나 사진 화질 개선 등에도 비전 AI가 적용된다. 보이스 AI는 아직까지 날씨, 알람 등 단순한 기능을 수행하는 데 머무르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 복합적인 명령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개방형 전략을 통해 스마트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낼 전략이다. 손 책임은 " 좋은 사진을 찍고, 그 사진에서 원하는 정보를 검색하는 게 일상 서비스에도 연계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업체나 서비스로 해결되기 보다는 상호 연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자 기술을 기반으로 구축한 스마트 생태계의 한계에 대한 의견도 제기했다. LG전자는 구글, 아마존, 네이버 등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한 연결 솔루션 개발을 지향한다. 반면 예컨대 삼성전자의 경우 빅스비, 스마트싱스 등 자체 솔루션을 기반으로 독자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측은 "LG AI 솔루션에 활용되고 있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안드로이드 OS는 휴대폰뿐 아니라 구글 홈, 안드로이드 오토, 안드로이드 TV 등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아마존은 2만5천여개의 스킬로 대표되는 외부 연동 서비스들이 최대 강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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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다양한 서비스와 스마트 홈 기기를 사용하지만 이 모든 것이 특정 제조사가 단독으로 공급하지는 않는다"며 "똑똑한 스마트 홈 가전 하나를 구입했다고 집안의 모든 물건을 그 회사의 제품으로 바꿀 수는 없다. (지금은) 개방성과 호환성을 어느 때보다 생각할 때이지만 여러 회사들의 사업적 이해관계는 이런 부분을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독자 생태계를 구축할 경우 각 사업과 기술을 최적화에 안정화될 경우 사업 다각화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폐쇄적이라는 단점이 있다"며 "개방형 생태계는 이 같은 장점을 누리기에는 어렵지만 소비자 입맛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