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당국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규제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보였다.
암호화폐 사기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거래소에 대한 감독권한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암호화폐가 증권시장과 연결돼 있지만 증권 거래소와 달리 보안 규정 준수 등을 요구할 수 없어 투자자 보호가 어렵다는 게 그 근거다.
반면 블록체인의 가치는 인정하면서 엄격한 기술 규제엔 반대 목소리를 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관련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제이 클레이튼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과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암호화폐 거래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감독 권한이 규제당국에 없다고 밝혔다.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날 암호화폐 관련 청문회를 열고 증권당국의 두 수장을 패널로 출석시켰다.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규제받지 않는 암호화폐 거래에선 가격 조작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몇 가지 조정된 판매만으로 암호화폐 가격을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 따르면 두 위원장은 SEC와 CFTC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더 많은 입법 권한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안카를로 CFTC 위원장은 “CFTC는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와 함께 추가적인 입법 요청을 할 수 있다”며 “연방정부 역시 암호화폐가 전통적인 투자와 다른 점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SEC는 암호화폐를 관할하지 않지만 SEC가 감독하는 증권시장과 암호화폐가 통합돼있어 감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안카를로 CFTC 의장은 미국 증권당국이 증권거래소에 사이버 보안 규정 준수를 요구할 수 있는 반면 최근 몇 년간 해킹과 절도 피해 사례가 발생한 암호화폐 거래소엔 같은 요구를 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상황 예방할수도"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SEC와 CFTC 위원장은 암호화폐의 잠재적인 혜택도 적지 않은 만큼 이 기술에 대해 지나친 규제 잣대를 들이대는 데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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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암호화폐에 쓰이는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엔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지안카를로 CFTC 회장은 암호화폐의 바탕이 된 블록체인 기술은 “정말로 정교하게 시장 감시를 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기술을 잘 활용할 경우 2008년 금융위기 같은 것들을 피할 수 있도록 해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