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이 지난 9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11일 오전 한국을 떠나는 마틴 부사장의 공식 일정은 10일 하루 뿐이다.
마틴 부사장은 이날 오전 11시에 김용수 과학기술정통부 2차관과 전반적인 ICT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데 이어 오후 2시에는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만났다.
이효성 위원장을 만난 마틴 부사장은 한국의 조세법을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행보는 방한 전부터 이미 예견됐던 부분이었다. 페이스북이 본사 차원에서 현지에 수익을 신고하고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마틴 부사장은 이날 "(현지 세금납부 대상) 25개 국가에 한국도 포함된 만큼, 앞으로도 한국의 조세법을 성실하게 준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을 둘러싼 더 큰 관심은 오히려 망 사용료 납부 문제다. 그 동안 페이스북이 망사용료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틴 부사장은 이날 회동에서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규제 역차별 및 망 이용료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통위를 비롯한 한국 정부기관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규제기관의 규제방침을 존중하며 충실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효성 위원장과 마틴 부사장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다음은 면담 자리에 배석한 김재영 방통위 이용자정책 국장과의 일문일답.
- 망 이용료 협상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페이스북은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규제 역차별 및 망 이용료 이슈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규제기관의 규제방침을 존중하며 충실하게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접속경로 변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했나?
"한국 이용자들의 컴플레인이 한국 ISP 사업자를 거쳐서 오다 보니 대응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미 접속변경은 원상복귀 시켰고, 앞으로 한국에 있는 ISP와 원활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화상 회의 등을 통해서 협상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도 만나서 하기도 하고, MWC 에서 만나기도 하는 등 망 협상에 대해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얘기가 있었다.
마틴 부사장이 한국의 망 상호접속제도가 변경돼 대가 정산 또한 변경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페이스북은 한국 이용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향후 이용자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자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접속경로 변경과 관련 사실 조사가 어느정도 진행됐고, 조사 결과는 언제 나올 예정인가?
"마틴 페이스북 부사장 방문을 사실조사와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의견 청취는 별도로 진행하고, 추가적으로 법리적인 측면에서 보완해 조사 결과를 전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달 안에 페이스북 본사 임원 및 변호사가 참여해 사실조사 및 시정조치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의견 청취 후 방통위가 수용할 수 있는 의견인지 검토해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다."
- 페이스북이 만들겠다는 이노베이션 랩은 무엇인가?
"페이스북이 현재 판교에 구축 중인 곳으로, 올해 1분기 안에 오픈할 예정이다. 500여개의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으며, AR이나 VR관련 커리큘럼을 만들어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하는 곳이다.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측면에서 코트라와 함게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건도 있었고, 앞으로 국내 중소기업벤처부와 협력하겠다는 얘기도 했다. 또한 복지부와 함께 자살 예방과 관련해 협력하겠다고도 했다."
- 망중립성과 관련해 어떤 얘기 나눴나?
"페이스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망중립성 원칙 완화가 미국에 있는 인터넷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미국 ISP들이 현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 있었다는것을 언급했다. 다만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들이 나올 때 추가적으로 더 많은 부담을 요구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 인터넷 사업자들과 역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페이스북의 노력이 미흡하면 방통위가 어떻게 할 수 있나?
"망 이용료 대가와 관련해서는 사업자들끼리 자율 협상이다. 이 건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이 사업자와 원활하게 협상하겠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과거 일부 사업자에게 부담하지 않았던 것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 페이스북뿐만 아니라 구글 또한 역차별 문제가 있는데, 다른 사업자들과 면담 등을 추진할 계획은?
"인터넷 분야 상생 협의체가 구성 되면 논의될 아이템이나 주제 등을 정해야 한다. 아직 구성이 안 돼 있으며, 정부 혼자서는 이끌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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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부사장이 다른 상임위원과는 어떤 얘기를 나눴나?
"허욱 부위원장과 고삼석 상임위원을 만났다. 허 부위원장은 페이스북 측에 국내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전담 부서 등 소통 채널을 별도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페이스북 측에서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