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GM 철수설'...위기의 국내 車 산업

[2017 車 결산] "노사 안정·미래차 경쟁력 높여야"

카테크입력 :2017/12/26 11:25    수정: 2017/12/26 14:30

올 한 해는 국내 자동차 산업에 수 많은 변화가 있었다.

테슬라의 시장 진출로 전기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고, 배터리 등 관련 기술개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들은 각각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등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을 탑재한 자동차를 내 놓으면서 반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기도 했다.

지디넷코리아는 '2017 車 결산'을 통해 올 한해 자동차 업계의 이슈과 트렌드를 되돌아 보고, 내년 시장과 신기술을 전망해 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

1. LKAS 탑재 차량 확대

2. 장거리 전기차 시대 개막

3. '12만대 돌파' 그랜저 천하

4. 위기감 고조되는 국내 車 업계

■'사드 갈등' 직격탄 현대·기아차

올해 상반기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크게 떠올랐던 이슈는 바로 ‘사드(THH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였다. 사드 배치로 인한 우리나라와 중국간 외교 갈등이 심해지면서, 중국 현지 한국 자동차 판매가 크게 줄었다.

현대차는 사드 외교 갈등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2% 떨어진 219만7천689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135만6천157대를 나타냈다.

중국 내 충칭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 오른쪽 두 번 째) (사진=현대차)

내년 1월 발표될 현대·기아차 하반기 판매 실적은 상반기보다 조금 나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상반기 현대·기아차가 받은 충격은 너무나 컸다.

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11만 2천여대를 훌쩍 뛰어넘는 11만 8천여대가 감소했다”며 “중국 실적을 제외할 경우 기아차의 전체 판매는 오히려 0.5% 증가했다”고 전했다.

중국 판매수치를 제외한 현대차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의 경우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87만6천52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사드로 인한 갈등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전략에 악재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기아차는 올 한해 사드 외교 갈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하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사진=기아차)

■철수설 휘말렸던 한국GM "투자 지속"

현대·기아차가 사드 외교 갈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에 타격을 입었다면, 한국GM은 사장 교체와 철수설 등에 휘말렸다.

한국GM의 철수설은 지난 9월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당시 제임스 김 사장이 8월 31일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9월 1일부터 현 카허 카젬 사장이 직무를 시작했을 때였다.

한국GM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내수 판매량은 12만525대로 전년 누계 대비 무려 25.6% 떨어졌다. 한국GM의 대중화 모델 중 하나인 스파크의 누적 판매량은 4만2천626대였고, 크루즈의 누적판매량은 전년 대비 1.9% 하락한 9천508대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GM은 볼트 EV 판매 시작 외에 이렇다할 풀체인지급 모델을 올해 내놓지 못했다. 볼트 EV의 올해 판매 물량은 수백대 수준에 불과해 한국GM 매출 및 영업이익 성장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한국GM에 쌓인 여러 가지 난제가 제임스 김 전 사장이 한국GM 대표직 사임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GM은 이 점을 부인하고 있다.

카젬 사장은 한국GM 대표이사직 부임후, 한국GM의 위기 극복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 현장에서는 철수설 질문에 대해 “경영정상화에 최선만 다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국GM이 3년간 400억원을 투자해 두 배 크기로 확장 개장한 디자인센터 (사진=한국GM)

철수설에 대해 카젬 사장 대신 구체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임원은 바로 데일 설리번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이었다.

설리번 부사장은 지난 11월 1일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열린 올 뉴 크루즈 디젤 미디어 시승행사 질의응답에서 “한국GM은 수익성 창출과 미래를 위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겠다”며 “한국GM은 이날 출시된 올 뉴 크루즈 디젤 모델 뿐만 아니라 회사 차원의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수출물량 감소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 2004년 상반기(5만4천184대) 이후 13년만에 상반기 내수 판매 5만3천469대를 기록해 선전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수단 지역 재진출 등으로 수출 등에서 실적회복을 기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11월 1일 도미니크 시뇨라 사장의 대표이사직 취임으로 한국GM과 같이 리더십 교체가 있었지만,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내수·수출 총합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4% 상승한 25만293대를 기록했다. 내수에서는 QM6 가솔린 모델 효과가 커지고 있으며, 수출에서는 닛산 로그가 두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 대구미래차엑스포 부스에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수소전기차도 볼 수 있다.

■자동차 산업, 내년에도 불투명..."노사 안정·미래차 경쟁력 높여야"

내년 국내 자동차 산업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최근 발표한 ‘2018년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전망보고서’에는 내년 내수판매량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182만대, 수출은 전년비 1.5% 감소한 257만대, 생산은 전년비 1.4% 감소한 410만대로 전망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국내 경제성장, 실업률 개선, 노후차 증가에 따른 잠재 교체수요 확대, 업체들의 신차 출시를 통한 마케팅 강화, 일부 수입차업체의 판매 재개, 전기차 구매 보조금 대상자 확대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중소형 경유승용차 배출가스 기준 강화에 따른 차량 가격 상승, 노후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 기저효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국내 유류가격 인상 등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게 협회 측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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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은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 투트랙 전략을 세우는 것”이라며 “우선 노사간 안정화를 통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키워야 하고, 이를 통해 내연기관차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관련 전략도 내연기관차 경쟁력 강화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