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출시한 스마트폰과 자급 단말기 간 가격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정부와 국내 제조사도 같은 인식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애플을 비롯한 외국 제조사들이 이런 흐름에 동참할 지 의문이란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사향 스마트폰 출고가와 자급제 방식으로 출시된 동일 단말기의 출고가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논의가 정부와 업계 간 진행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된 이야기지만 추가 논의는 지지부진했으나 지난 국정감사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제조사 사이에 논의가 진행됐다”며 “이미 시장에 출시된 단말기는 쉽지 않겠지만 향후 출시된 단말은 이전의 가격정책과 달라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통사에서 출시한 스마트폰 값과 비교해 동일한 모델의 자급제 방식 단말기 값이 10% 가량 더 비싸다.
다른 나라와 달리 국내에서만 삼성전자나 애플 스마트폰들은 자급제 단말기 가격이 더 높게 형성돼 있다.
이런 차이는 국내 시장에 정착된 유통 구조 차이로 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지털플라자나 애플온라인스토어에 유통 마진이 붙어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는 시각까지 나왔고, 공정거래위원회도 를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나아가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는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를 위해 이통사향 스마트폰과 자급 단말의 가격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시되고 있다.
자급 단말의 가격 차별을 없애는 방안은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가 운영되기 이전부터 논의가 진행됐던 터라 정부와 제조사, 이통사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회 내에서 광범위한 범위 내에서 합의에 이를 전망이다.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가 내놓는 결론이 법적 구속력이 없더라도 정부와 업계 간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실제 시장에서도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다만 애플이 국내 시장의 이런 변화를 따를 것인지에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애플은 미국에서는 자급 단말을 이통사향 아이폰과 똑같은 값에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국내 시장에서 약 8년간 관행처럼 이어온 가격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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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와 같은 논의 기구의 의견을 두고 다소 폐쇄적인 경영을 이어간 애플이 특정 국가에서만 회사 방침을 바꾸는 전례가 없다는 점 역시 이런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 진입했던 외국 스마트폰 가운데 애플 아이폰만 유일하게 자급 단말 가격을 높게 받았다”며 “폐쇄적인 문화 탓에 회사 밖에서 예단하긴 어렵지만 애플이 사회적 논의기구 차원에 모아진 협의를 자발적으로 따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