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크래프트 대결선 인간 벽 못 넘었다

프로 1위 송병구 선수에 4대 0 완패…일반인에겐 승리

컴퓨팅입력 :2017/10/31 18:12

손경호 기자

인공지능(AI)에게 스타크래프트의 벽은 높았다.

스타크래프트 랭킹 1위인 송병구 선수와 대결을 펼친 4개 AI가 모두 완패를 기록했다.

세종대와 세종사이버대가 주최하고 삼성SDS가 후원한 '인간 vs 인공지능 스타크래프트 대결'이 31일 세종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인간과 AI가 바둑에 이어 스타크래프트에서 우열을 가린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 IEEE 대회 1~3위 AI. 모두 인간 프로에 완패

인간 대표는 프로 랭킹 1위인 송병구 선수였다. 여기에 맞선 AI 대표는 호주 ZZZBOT, 노르웨이 TSCMOO, 세종대 김경중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MJ봇이었다.

이들은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가 개최한 CIG AI 세계대회에서 각각 1, 2, 3위를 기록했던 팀이다. 이중 ZZZBOT과 MJ봇은 저그, 테란 종족으로만 경기를 펼쳤고, TSCMOO는 3종족 중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는 방식을 썼다.

여기에다 페이스북이 개발한 체리파이가 마지막 저그로 출전해 송병구 선수와 겨뤘다. 체리파이도 AIIDE대회에서 6위에 랭크됐던 실력파다.

이중 ZZZKBOT은 CIG AI 세계대회에서 2천374게임 중 1천790승584패로 승률 75.40%을 기록했던 AI계 스타크래프트 챔피언이다.

송병구 선수는 MJ봇, ZZZBOT, TSCMOO, 체리파이라는 이름의 스타크래프트 AI와 경기에서 완승을 거뒀다.

투혼이라는 스타크래프트 맵에서 프로토스 종족으로 첫 경기를 치른 송병구 선수의 상대는 테란 종족으로 출전한 세종대 MJ봇이었다.

MJ봇은 경기 초반 입구를 틀어막아 송 선수의 정찰을 방해하는 등 실제 일반인과 비슷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하지만 프로 선수의 정교한 컨트롤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이후 ZZZKBOT, TSCMOO, 체리파이라는 AI와 대결에서는 공교롭게도 세 개 AI 모두 저그 종족을 골랐고, 초반 4드론 저글링 러시를 시도했으나 송 선수의 방어를 뚫지는 못했다.

그 결과 대회에 출전한 4개 AI가 모두 송 선수에게 패배했다. 이보다 앞서 2명의 일반인들과 AI 간 대결에서는 AI가 5승1패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4개 AI들은 모두 AI 간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는 내로라 하는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인간 프로 선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 AI, 일반인과 경기서는 압도적 기량 과시

일반인 플레이어로는 세종대에 재학 중인 이승현씨와 최철순씨가 참여해 MJ봇, ZZZKBOT, TSCMOO와 각각 3회씩 경기를 치렀다. 이승현씨가 AI에게 1승2패, 최철순씨가 3패를 기록하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경기에서는 AI가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줬다.

테란을 선택한 MJ봇과 첫 경기에서 프로토스 종족으로 플레이 했던 이승현씨는 중반까지 AI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으나 이후 AI가 승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공격을 하지 않았던 탓에 후반에 자원부족으로 이승현씨에게 패했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경기에서는 일반인 플레이어가 힘을 쓰지 못했다.

AI는 일반인과 대결에서는 인간 플레이어들이 쉽게 하기 힘든 컨트롤을 선보이는가 하면 초반 기세를 잡거나 중반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경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송병구 선수와 마지막 대결을 펼친 체리파이. 초반 4드론 저글링 러시를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J봇을 개발한 김경중 교수는 "스타크래프트 AI의 경우 모듈형 아키텍처로 이뤄져 있어 상황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판단하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부분이 가장 연구하기 힘든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스타크래프트는 바둑과는 또 다르게 정찰하고 건물을 짓고, 확장을 해야하는 등 성격이 너무 달라 이를 다 할 수 있는 AI를 만들기는 아직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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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송병구 선수는 "앞에 선수들 경기를 못 보게 해서 어떻게 하길래 사람이 졌지"라고 생각했다"며 "MJ봇의 경우 상당히 꼼꼼하게 컨트롤해서 일반 사람이랑 하는 느낌이 났는데 뒤에 이어진 세번의 게임에서는 초반 빌드적인 부분 등에서 부족한 게 느껴져서 여유롭게 게임을 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송 선수는 "레더점수로 평가하면 1천500점부터 시작하는데 MJ봇의 경우 그 이상으로 본다"며 "중수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