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로 공인인증서 활용하기, 보안성-불편함 잡을까

한국전자인증, 클라우드사인 출시

컴퓨팅입력 :2017/10/30 15:31

손경호 기자

공인인증서를 다른 인증으로 대체하는 대신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공인인증기관 중 하나인 한국전자인증은 클라우드를 일종의 하드웨어보안모듈(HSM)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PC나 웹사이트에서 별도 인증모듈을 설치하지 않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클라우드 내부에서 전자서명이 이뤄져 결과만 전송되도록 한 것이다.

클라우드사인은 HSM을 클라우드 환경에 옮겨서 공인인증서 전자서명을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자료=한국전자인증)

30일 한국전자인증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액티브X나 exe형태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서도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전자서명 서비스 '클라우드사인'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과제로 수행한 '웹표준 기술 기반 통합인증플랫폼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한 티모넷이 개발한 기술이 녹아들어있다.

자사가 관리하는 데이터센터 내에 HSM을 구축한 뒤 클라우드에서 사용자들이 요청하면 내부에서 전자서명을 거친 결과를 필요한 웹사이트로 전송한다. 이런 방법으로 개인키가 유출될 가능성을 없애면서도 별도 추가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가 없도록 했다.

■ 공인인증서, 그동안 뭐가 문제였나

국내서 공인인증서는 크게 2가지 용도로 쓰인다. 본인을 확인하거나 온라인 상에서 중요한 문서에 대해 내가 확인한 것이 맞다는 것을 전자적으로 서명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그동안 공인인증서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몇 가지 심각한 문제점이 등장했다는 사실이다. 공인인증서로 본인확인, 전자서명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키가 필요하다. 이 키는 PC나 스마트폰 내 공개된 폴더에 내놓고 저장되는 탓에 유출 위험성이 컸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개인키를 암호화 처리된 USB 형태 보안토큰에 집어넣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기업 내에서 별도 하드웨어보안모듈(HSM)이라는 장비를 두는 등 방법을 썼다.

이와 함께 PC, 노트북에서는 은행이나 공공 웹사이트에서 공인인증서를 구동하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해야했다. 여전히 액티브X 기반 플러그인이 쓰이거나 exe 형태로 별도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홈택스에서 클라우드사인을 활용한 전자서명 화면.(자료=한국전자인증)
신한은행 웹사이트에서 보안토큰을 클릭하면 별도 인증모듈 설치 없이도 클라우드 기반 전자서명을 활용할 수 있다.(자료=한국전자인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국민의당)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액티브X를 쓰는 웹사이트는 2014년 대비 78% 줄었으나 그 자리를 exe파일이 대체했다.

■ 클라우드사인, HSM을 클라우드로 옮겨

클라우드사인은 기업마다 고가의 HSM을 쓰거나 개인이 보안토큰을 구매해서 갖고 다녀야 하는 환경을 클라우드로 옮겼다.

시연에서는 민간 나라장터를 운영 중인 나이스다큐, 신한은행, 국세청 홈택스에서 활용된 사례가 소개됐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에 클라우드사인 전용앱을 설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안드로이드를 지원하고 있으며 iOS도 곧 지원될 예정이다.

나이스다큐의 경우 각종 전자입찰, 전자계약에 대해 공인인증서로 전자서명하기 위해'클라우드 전자서명'을 누르면 스마트폰 번호를 입력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일회용 비밀번호를 해당 사이트에 입력한 뒤 지문인증을 거치면 전자서명이 이뤄진다.

신한은행의 경우 각 은행 웹사이트에 기본 적용된 보안토큰을 선택해 클라우드사인을 클릭하면 앞서와 같은 방법으로 전자서명이 이뤄진다.

그동안 사용자들 사이에 악명 높았던 홈택스도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국전자인증 안군식 본부장에 따르면 클라우드사인은 글로벌 보안 인증인 CC인증(EAL4)과 함께 FIPS 140-2 레벨3 인증을 받았다. 개인키나 전자서명 정보가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 은행-공공 등 확대가 관건

내년 초에는 매년 공인인증서를 갱신해야하는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3년 유효기간을 가진 인증서를 발급해 이런 식으로 활용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사용자가 별도로 뭔가를 설치할 필요 없이 웹사이트가 제공하는 공인인증 모듈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자인증은 클라우드사인을 개인에게는 1개 인증서 한해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최대 5개까지는 월990원을 과금한다.

사업자들용으로는 5개 인증서까지 월2천200원, 10개까지 5천500원, 20개까지 1만1천원에 공급된다. 다만 올해 12월까지는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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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별도 설치 없이 공인인증서를 클라우드 기반 HSM에서 전자서명하는 방법을 쓴다고 하더라도 주요 은행이나 공공 웹사이트 등에 널리 적용돼야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안 본부장은 "현재 은행과 전자정부 관련 담당자들과 미팅 중"이라며 "무설치라는 것 때문에 관심은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