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에 대해 불을 지폈다. 시장 조사기관마다 데이터 수집 방식이 달라 상당한 오해와 착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세계 TV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시장 조사기관의 조사방식까지 문제 삼고 나온 것은 차세대 TV 시장을 이끌어 갈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관련 TV 시장 경쟁이 더욱 격화될 전망된다.
■ 삼성전자 "IHS, GFK 등 시장조사기관 집계방식 차이...여전히 시장 1위"
올해 초 QLED를 앞세운 삼성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LG전자, 소니 등 OLED 진영에 밀리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GFK, NPD에 따르면 지난 2분기 2천500만 달러 이상의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38%로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데이어 LG전자가 28%, 소니가 25%를 기록했다.
반면 IHS마킷에 따르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7%의 점유율로 3위에 그쳤다. 소니는 1위(38%), LG전자가 2위(33%)를 차지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글로벌 TV시장 트렌드 브리핑'을 열고 “시장조사기관의 데이터 집계 방식의 차이일 뿐 여전히 (삼성전자가)점유율 1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전무는 "시장조사기관에 따른 데이터에 대한 해석이 다른 것 같아 오해를 풀고자 한다"며 "각 기관에 문의한 내용을 토대로 왜 차이가 나는지 배경을 설명하겠다"고 운을 뗐다.
삼성전자의 이날 설명에 따르면 GFK, NPD는 유통점에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을 근거로 하는 셀-아웃(Sell-Out) 방식을 채택해 매장에서 직접 데이터를 수집한다.
반면 IHS마켓은 TV 제조사가 유통점에 판매하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셀-인(Sell-In) 방식을 기준으로 제조사로부터 데이터를 취합한다.
이렇게 취합한 데이터를 점유율로 산출하는 과정에서, IHS는 제품을 카테고리 별로 나눠 제품군의 가격 평균가격을 계산하고 이에 판매량을 곱해 전체 판매액을 뽑아 낸다. 그러나 GFK·NPD는 개별 모델 별로 판매액을 조사한다.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가격을 기반으로 개별 모델 별로 곱한 수치를 사용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로 퀀텀닷 발광다이오드(QLED) 제품을 내세우고 있다. 이 제품의 평균 판가는 3천292달러인데, 이는 회사의 일반 초고화질(UHD) 제품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높다. 하지만 예컨대 IHS가 QLED TV를 UHD 카테고리에 포함시키면서 평균 판매가가 오히려 하락해, 하이엔드 시장으로 보는 2천500달러 이상 매출액에 집계되지 않는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다시 말해, IHS가 55인치 UHD 제품군을 집계하면 A사가 1천달러, 2천달러, 3천달러 제품을 각각 10대씩 팔 경우 해당 제품군 평균가는 2천달러가 된다. A사가 3천달러대 제품을 10대 팔았어도 2천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는 포함되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B사의 OLED TV는 별도 카테고리로 분류되고, OLED 제품 판매량과 가격만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2천500달러 이상 시장에 포함된다는 식이다.
조성혁 삼성전자 VD사업부 TV마케팅 담당 상무는 "GFK는 직접 매장에서 판매된 가격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판매 상황을 대변해준다고 본다"며 "개별 모델의 판매 가격과 판매량을 다 곱해서 점유율을 계산하기 때문에 굉장히 정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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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전무는 "GFK 셀-아웃 기준 QLED 판가를 보면 평균 3천300달러 정도인데 일반 UHD 제품보다는 2배 이상의 판가로 형성됐고 경쟁 제품과 비교해서는 30% 이상 높다"며 "일반 UHD 제품도 좋지만 QLED TV는 화질, 라이프스타일, 생활 패턴 등을 한 단계 더 개선한 제품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학계에 있는 리서치 연구소 관계자는 "단순히 집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순위가 달라진다고 보기엔 그 결과가 너무 차이가 커 어느 쪽이 맞다, 틀리다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며 "IHS, GFK 등 각 기관의 시장조사 방식과 신뢰성에 대해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