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소상인들이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연간 4조원이 인하될 것이란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지나치게 과장된 수치로 여론을 호도한다는 지적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20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협회 사무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말기 가격 4조원이 절약된다는 논리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협회가 추정한 삼성전자의 국내 단말기 판매이익은 연간 5천500억원 가량이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총 휴대폰 판매 추정 이익은 8천2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협회는 “국내 단말기 시장 규모에서 연간 이익이 1조원이 되지 않는데 4조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논리”라면서 “만약 이 기적의 공식을 성립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단말기 가격 4조원 인하 효과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의 박홍근 의원이 내세운 논리다.
박홍근 의원실은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통해 ▲해외 저가 단말기나 중고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되고 ▲제조사 간 경쟁이 촉진되면서 연간 최대 4조원의 단말기 출고가 인하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혀왔다.
협회는 단말기 제조사 간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단말기 완전자급제 찬성 측의 입장도 부정했다.
협회는 “삼성전자가 67%, 애플이 15%의 점유율을 가진 독과점 시장에서 가격 경쟁은 불가능하고 이미 시장 가격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출고가 추이를 살펴보면 애플에서 먼저 출고가를 올리고 삼성이 따라가는 식의 흐름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유통망 관리 비용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앞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의원은 이통사들이 매년 전국 유통망을 관리하는데 7조~8조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유통망 장려금과 수수료는 연간 3조4천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며 “유통 비용은 3조4천억원의 10% 이내고 이는 일반적인 유통시장에서 도소배 유통마진인 20~30%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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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식의 유통 형태가 도입되더라도 추가적인 절감이 쉽지 않은 구조라는 것이다.
노충관 협회 사무총장은 “5천만명이 넘는 전 국민이 쓰는 서비스를 다루는 규제 법안을 발의하면서 당 차원의 당론으로 결정된 것도 아닌데 기재효과도 불투명한 법을 일부 의원이 발의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SK텔레콤이 완전자급제를 도입하자고 하는데 다른 통신사 두고 혼재 도입해보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