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테크놀로지스가 전사 조직과 솔루션을 하나로 엮은 사물인터넷(IoT) 사업 청사진을 내놨다. 포괄적으로 보유한 데이터 저장 및 분석 솔루션으로 IoT 인프라를 구축, 연결하고 기업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그 과정에 파트너의 힘을 빌려 부족한 구성요소를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델테크놀로지스 IoT전략의 핵심은 광활한 IoT 생태계 구축과 여러 산업현장의 사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분산 애널리틱스용 IoT인프라 기술이다. 실시간 처리돼야 하는 사물 데이터를 모으고, 필요시 상위 인프라로 보내 사물의 지능을 높인다는 아이디어다.
델EMC는 18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를 설명했다. 상반기 본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델EMC월드2017 현장에서 제시한 '더 똑똑한 사물인터넷(IQ of things, IQT)'을 위한 신제품, 서비스, 통합사업부 신설 소식, 생태계 조성 및 R&D를 위한 투자 계획을 구체화했다.
간담회에서는 델테크놀로지스 IoT솔루션 기반 성과를 거둔 기업 사례로 미국의 '버티컬팜', '제너럴일렉트릭(GE)', 인도 '치탈레데어리' 가 소개됐다. 버티컬팜(Vertical Farm)은 도심내 스마트공장식 건물을 짓고 그 안에서 선반형 설비, 스마트 조명, 온습도조절기 등의 자동화 시스템으로 대량 작물 생산을 수행하는 회사다.
델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파종부터 상품 포장까지 전과정을 무선으로 추적하고 있다. GE는 델테크놀로지스와 전방위 협력으로 제트엔진 관리 IoT시스템을 개발, 유지, 및 관리과정을 개선했다. 치탈레데어리(Chitale Dairy)는 낙농기업으로 IoT 기술을 활용한 젖소 건강 및 습관 추적과 실시간관리를 통해 유제품 생산성을 높였다.
델EMC 엔터프라이즈 기술영업총괄 임원인 장윤찬 전무는 간담회에서 "GE는 과거 협력을 통해 델EMC 하드웨어 기반의 피보탈 플랫폼과 VM웨어를 사용하면서 IoT 애플리케이션을 GE가 만드는 형태로 협력했고, 지멘스 역시 공장설비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회사로 그 운영 설비의 데이터 수집같은 뒷단을 델테크놀로지스와 함께 협력해 만들었다"며 "솔루션을 함께 판다기보다는 고객이 되기도 동업자가 되기도 하는 관계가 IoT 영역의 파트너가 띠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IoT 인프라 아키텍처가 눈길을 끈다.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델EMC월드2017' 컨퍼런스 발표자료에 담긴 IoT인프라 아키텍처는 현장 데이터 수집 시스템으로 엣지(edge)를, 그 데이터를 묶고 가벼운 분석을 하는 시스템으로 코어(core)를, 고수준의 IoT서비스 개선 알고리즘이 돌아가는 클라우드(cloud)를 두는 그림이었다. 이번 간담회에서 델EMC 측은 엣지와 클라우드, 2계층으론 IoT의 실시간 대응에 충분치 않으며, 그래서 '코어' 계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얘기였다. 사물(things)은 모바일기기를 넘어 자동차, 온도조절기, 석유굴착기, 실내조명, 심장박동모니터 등 공장과 산업시설, 의료장비를 포괄한다. 끊임없이 실시간 데이터가 발생한다. 엣지 인프라가 이 데이터를 모아서, 미리 프로그래밍된 단순 대응 동작을 수행하거나 쓸모 없는 데이터에서 걸러낸 주요 데이터를 상위 영역으로 전달한다.
코어 인프라가 이 데이터를 받는다. 이는 공장같은 개별 IoT서비스 운영단위의 엣지 영역 데이터를 묶고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다. 여기서 정제된 데이터는 클라우드로 모인다. 기업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연결될 수 있는 기계학습에 활용된다. 클라우드 인프라는 IoT 운영환경 데이터,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외부 클라우드기반 업무를 묶어 전체 비즈니스를 최적화한다.
앞서 IoT 전략을 제시한 시스코시스템즈 '포그컴퓨팅'을 연상시키는 논리다. 시스코는 수년 전부터 클라우드 중앙집중식 데이터분석으로는 IoT 시나리오에 걸맞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그컴퓨팅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시스코는 그 아키텍처에 적용 가능한 공통인터페이스 표준화 컨소시엄 '오픈포그(OpenFog)'를 2년전(2015년) 발족시켰다. 오픈포그 회원사 명단에 델(Dell)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본사-부문별 자회사 통합솔루션·신제품 및 서비스 총출동
델테크놀로지스는 엣지, 코어, 클라우드로 구별한 3계층 인프라 구조를 구현하는데 기존 델, EMC, 버투스트림, 피보탈, RSA, VM웨어, 시큐어웍스 등 개별 사업 조직 및 자회사가 보유했던 부문별 솔루션을 모조리 투입할 계획이다.
회사의 계획에 따르면 엣지 및 현장 인프라에서 돌아가는 임베디드 장치와 IoT게이트웨이 솔루션은 델 게이트웨이 및 서버 시스템을 쓰면 된다. 코어 인프라를 위한 구축형 솔루션은 델EMC의 하이퍼컨버지드인프라(HCI) 어플라이언스를 쓰면 된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통합 서비스는 버투스트림을 쓰면 된다. 데이터 분석을 비롯 여러 애플리케이션 운영을 통합하는 플랫폼은 피보탈 클라우드파운드리가 된다. 클라우드와 IoT디바이스 전체를 아우르는 관리 환경은 VM웨어 기술이 맡으면 된다. 인프라 보안성은 RSA와 시큐어웍스로 보장된다.
IoT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새 제품 및 서비스 출시 프로젝트가 비중있게 소개됐다. 프로젝트 '노틸러스'는 실시간데이터를 받고 질의를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다. 심층분석을 위해 파일스토리지에 데이터아카이빙을 할 수 있다. 프로젝트 '파이어'는 엣지, 코어, 클라우드에 이르는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하는 HCI 플랫폼으로 IoT를 쉽고 빠르게 구현해 준다. 프로젝트 '아이리스'는 IoT환경 보안 가시성과 위협 모니터링을 제공하는 보안 분석솔루션이다. 프로젝트 '월드와이드 허드'는 분산 파일시스템으로 각지 데이터를 분석하는 가상 클러스터 기술이다. 국가별 규제와 보안문제로 데이터 이전이 어려운 경우에 유용하다.
■IoT전담부서 신설, 90개사 파트너프로그램 운영
델테크놀로지스는 솔루션뿐아니라 사업조직과 인력차원의 IoT전략 통합지원 구상도 제시했다. VM웨어 레이 오퍼렐 VM웨어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이끄는 IoT전담부서를 신설했다. 델테크놀로지스의 통합 IoT솔루션 파트너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파트너프로그램엔 델EMC, VM웨어, 피보탈 등 델테크놀로지스 자회사뿐아니라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SAP 등 90개 이상 협력사가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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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테크놀로지스는 IoT 제품과 솔루션, 연구소, 파트너프로그램에 향후 3년간 10억달러(약 1조1천300억원)를 투자할 계획도 내놨다. 이미 인공지능(AI) 가속 프로세서 개발업체 그래프코어(Graphcore), IoT보안솔루션업체 징박스(Zingbox), 시퀀싱데이터 분석용 프로세서 개발업체 에디코지놈(Edico Genome), 엣지디바이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포그혼시스템(FogHorn systems) 등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밖에도 상호운용가능한 오픈소스 IoT프레임워크 개발 프로젝트 엣지X 파운드리(EdgeX Foundry)를 추진하고 있고, 60개 이상 회원사가 여기에 참여해 협력하고 있다. IoT 사업을 기획하고자하는 고객사를 위한 'IoT비전워크샵'을 운영해 IoT 데이터 기반의 사업목표, 방향, 우선순위 설정을 돕고 있다. 실제 사업에 나서려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IoT 아키텍처와 로드맵 전반을 설계하는 기술자문조직 'IoT테크놀로지어드바이저리'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제 IoT솔루션 도입을 앞두고 고객사 임직원이 관련기술과 서비스를 체험 가능한 솔루션시연공간 '이그제큐티브 브리핑 센터(EBC)'에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