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 출시를 4주 앞둔 애플에 비상이 걸렸다. 먼저 내놓은 아이폰8과 8플러스 배터리에 이상 징후가 감지된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폭발 신고’가 접수된 건 아니다. 하지만 배터리가 부풀어오르는 자체가 예사 징후는 아니란 점에서 이 사태가 어디까지 진화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이폰8 플러스 문제가 처음 신고된 건 지난 달 말이었다. 대만의 한 이용자가 아이폰8 플러스 충전 도중 몸체가 부풀어오르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며칠 뒤엔 일본에서 몸체가 부풀어오른 아이폰8이 배송돼 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일본 이용자도 자신의 트위터에 부풀어오른 아이폰8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며칠 간격으로 중국, 캐나다, 그리스 등에서도 연이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현재까지 보고된 건수는 총 6건이다. 지난 달말 아이폰8과 8플러스가 출시된 이후 판매된 건수를 감안하면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은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문제가 생긴 부분이 배터리란 점에서 자칫하면 전면적인 배터리 게이트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 "배터리에 근본적 한계 있을 수도…발화 우려도"
미국 IT 매체 더버지는 6일(현지시간) “수 백만대가 판매된 제품 중 여섯 건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삼성 갤럭시노트7 대란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는 걱정할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애플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부풀어오른 부분’이 배터리란 점이다. 배터리는 어떤 경우라도 부풀어올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에너지 연구 전문기관인 케언 ERA의 샘 자페 이사는 IT매체 더버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배터리 신제품이 부풀어오르는 건 매우 드문 현상이다”면서 “이런 현상이 생길 경우 배터리에 근본적으로 뭔가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상당히 의미 심장한 말을 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제조업체들은 좀 더 많은 전력을 저장하기 위해 짧은 회로에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디자인을 적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자페는 주장했다.
물론 현재로선 아이폰8 배터리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수 백 만대 중 여섯 건 정도 발생하는 일반적인 불량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불량 지점이 하필이면 배터리란 점에서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에 대해 계속 경고 메시지가 나온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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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서둘러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도 이런 점을 우려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페는 더버지와 인터뷰에서 “배터리가 부풀어오른 현상은 늘 발화의 전조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그는 “실제로 발화로 이어지는 비율은 굉장히 낮다”는 전제를 깔긴 했지만 이번 사태가 예사롭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