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들이 연이어 중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올 들어 카카오와 코미카 등이 현지업체들과 손을 잡고 중국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면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많은 업체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지만 전략에 따라 진출 방법엔 꽤 많은 온도차가 보인다. 특히 정책 불안정 정도가 유난히 높은 중국 상황을 얼마나 경계하고 있느냐에 따라 시장에 파고드는 정도가 달라진다.
중국 활동을 가장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업체는 카카오와 코미카다. 이들은 현지 업체와 직계약 또는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들과 달리 네이버, 레진엔터테인먼트 등은 규제를 우려해 직접 진출 대신 우회 방법을 택하고 있다. 직접적인 콘텐츠 수익을 포기하고 지적재산권(IP) 사업만 진행하거나, 일부 작품만 수출하는 선에 머무르고 있다.
네이버 등은 한국 업체가 중국 시장에 '침투'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인다.
■ '포기할 수 없는 시장' 중국 뛰어든 韓 웹툰
중국 웹툰 시장은 최근 들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해 1월 약 1천977만명이던 중국 웹툰 이용자 수는 12월엔 3천817만명으로 2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2배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폭발적인 성장세가 계속되면서 중국 웹툰 시장에서 우수 플랫폼 경쟁, IP 개발, 영상·게임 등 타 콘텐츠 업계와의 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중국 전체 웹툰 이용자 수도 지난 2011년 기준 약 5억명에서 오는 2019년 약 7억8천명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웹툰 업체들이 중국 시장 진출에 힘을 쏟는 것은 이런 잠재력 때문이다. 중국어 번역 서비스를 지원하거나 현지 플랫폼에 수출, 혹은 현지 업체와 합작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런 전략 덕분에 한국 웹툰의 중국 진출 성과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료 플랫폼도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는 등 별다른 문화 장벽 없이 웹툰에서도 '한류'가 발현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카카오, 코미카를 운영하는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이들은 올초부터 서비스 계약, 법인 설립 등을 통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한편 네이버·레진엔터테인먼트는 각각 국내 무료·유료 웹툰 플랫폼 업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시장은 본격적으로 이용자 확보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카카오·코미카 "중국 시장은 우리가 선도"
카카오는 올초부터 현지 업체 텐센트와 콘텐츠 관련 자회사 포도트리 간 직접 계약을 맺고 웹툰 플랫폼 '텐센트동만'에 20개 작품을 제공한다고 알렸다.
이후 지난 8월 카카오페이지의 특징적인 수익모델 '기다리면 무료'를 텐센트 동만에도 적용했다. 기다리면 무료는 공개된 작품 일부를 보고 나면 3일 뒤에 다음 회차를 볼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현지 업체와 합작 법인을 만든 경우도 있다. 웹툰 플랫폼 코미카를 운영하는 파노라마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월 중국 게임사 창유와 현지 한국 웹툰 퍼블리셔 '창만'을 설립해 코미카 웹툰 13편을 텐센트동만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진출한 웹툰 상위 작품 5개의 총 조회수는 5억건을 넘긴 상황이다. 텐센트동만 외에도 현지 플랫폼 '부카만화'에도 작품을 공급하는 등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파노라마 관계자는 "창유의 경우 중국 법인으로 고려되기 때문에 국제 외교 상황에 따른 규제 여파에서 상당히 자유롭다"며 "현재 성과가 좋은 웹툰 IP를 중심으로 중국 주요 영상 제작사와 영상화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IP 기반 게임 제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국 규제에 조심스러운 레진·네이버
업계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네이버와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시장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
레진의 경우 웹툰 작품만 수출하는 형태로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레진은 인기 웹툰 6편과 2편을 각각 현지 웹툰 플랫폼인 텐센트와 콰이칸에 제공하는 것으로 중국 진출을 시작했다.
흥행에도 성공했다. 레진은 지난 8월 콰이콴에 서비스된 작품 3편이 총 누적 조회수 17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료 웹툰 플랫폼인만큼 높은 조회수에 수익이 비례하기 때문에 상당한 성과로 볼 수 있다.
다만 플랫폼으로서의 진출은 아직까지 계획하지 않고 있다. 레진 관계자는 "현지 시장이 규제도 강하고, 타 문화에 보수적이기 때문에 개별 작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라인 웹툰'이라는 무료 웹툰 앱을 2014년 서비스하고 있다. 지원되는 언어에 따라 각국 이용자 문화를 고려한 웹툰 라인업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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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 2월에는 브로콜리엔터테인먼트라는 IP 계약 지원을 위한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또 작년 10월에는 홍콩에 와통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기도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웹툰 서비스 이용자가 4천만명까지 성장했고 그 중 해외 이용자는 절반 수준"이라고 전했다.